심형래의 천적들은 다 어디로 갔을까
OSEN 손남원 기자
발행 2010.12.30 08: 20

심형래 감독의 블록버스터 코미디 '라스트 갓파더'가 29일 개봉 첫날 압도적 스코어로 박스오피스 1위에 올랐다. 말도 많고 탈도 많지만 한국시장에서 심형래의 티켓 파워가 얼마나 막강한 지를 잘 말해주는 대목이다.
특히 논란의 촛점이었던 전작 '디워' 때와 달리 심감독을 집중적으로 공격했던 일부 천적(?) 비평가들이 아직까지 조용한 방관자 태도로 일관중인 사실도 화제를 모으고 있다.
영화진흥위원회 집계에 따르면 '라스트 갓파더'는 29일 하룻동안 13만명 관객을 끌어모아 2위 차태현의 신작 코미디 '헬로우 고스트' 7만2000명을 거의 더블 스코아 차로 눌렀다. 나홍진 감독의 스릴러 대작 '황해'는 6만5000명으로 3위를 기록했다. 올 겨울 한국 극장가는 이 세 편의 영화가 경합할 것이란게 관계자들의 분석이다.

심 감독은 '라스트 갓파더'에서 자신이 가장 잘 알고, 또 자신이 가장 잘 하는 분야로 승부를 걸었다. 바로 슬랩스틱 코미디다. 이번 영화의 주인공은 바로 영구. 한국인이라면 누구나 알고 있는 코미디언 심형래의 대표 캐릭터다.
1986년 당시 최고의 인기를 누렸던 코미디 프로 ‘유머 일번지’로 데뷔했던 영구는 '영구 없다'란 전설의 유행어를 탄생시키며 지금까지 온갖 개그의 패러디 소재로 이용되고 있다. 그뿐인가. TV 속에 머물지않고 영화에 도전한 심형래는 1989년 영구를 주인공으로 한 ‘영구와 땡칠이’ 주연을 맡아 공전의 히트를 쳤고 이후 영구 시리즈는 어린이 관객을 흥행 돌풍을 이어갔다.
심 감독이 대단한 건 잠깐의 영화 출연에 만족하지 않고 자신이 직접 제작, 감독에 참여하며 본격적인 변신에 성공했다는 점이다. '용가리'와 '디워'의 모체라 할수있는 SF '우뢰매' 시리즈 역시 당시 어린이 사회에서는 꼭 봐야할 인기영화로 자리잡으면서 현재 그의 뒤를 든든히 받치고 있는 수 백만 고정 팬들을 만드는 계기가 됐다.
이들 '영구'와 '우뢰매' 시리즈를 보고 자란 세대의 심형래 사랑은 각별하다. 수작이냐 졸작이냐로 양 극단의 평가를 받았던 '디워'가 한국에서 800만 관객을 동원해 그 해 최다관객 영화로 등극한 배경이다. 당시 결속력 끈끈한 심형래 팬클럽들은 진중권을 필두로 심형래를 원색 비난하는 세력들과 MBC '100분 토론' 등에서 정면으로 부딪히며 온 몸으로 맞서 싸웠다.
심 감독 자신도 사석에서 여러 차례 이들 비난세력에 대한 울분과 아쉬움을 토로한 바 있었지만 올해는 "그들로부터 배운 것도 있다"고 한결 차분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같은 관용과 화합 모드는 '라스트 갓파더'의 제작 때부터 일기 시작했던 천적들이 정작 영화 개봉 무렵에는 조용해진 분위기와 궤를 같이한다.
'라스트 갓파더'는 모자란 듯한 영구가 미국의 마피아 조직 보스 돈 카리니(하비 케이틀)의 숨겨진 아들로 조직을 물려받을 후계자로 지목되면서 빚어지는 좌충우돌 에피소드다. 80년대 한국인의 배꼽을 잡게했던 영구의 우스운 행동들이 대형 스크린에서 그대로 펼쳐져 객석에 폭소탄을 터뜨리고 있다.
 ‘용가리’와 ‘디워’로 이미 할리우드 시스템에서 두 번의 영화를 만든 심형래 감독은 '라스트 갓파더'에서 제작, 감독, 각본에 이어 주연까지 1인 4역을 맡았고 다시 미국 전역 개봉으로 3전4기에 나선다. '디워'의 미국 흥행 결과에 상관없이 "미국 전역개봉은 심형래의 새빨깐 거짓말"이라고 손가락질 했던 이들이 조용해질 밖에 배경이다.
비록 저조했지만 '디워'의 전미 흥행 성적 또한 역대 한국영화로는 1위에 올라있고 최초의 북미 전역개봉 작품으로 기록됐다. 이 부분에서 심형래는 자신의 팬과 지지자들에게 거짓말을 하지 않았고 '라스트 갓파더'로 컴백하는 든든한 발판을 만든 셈이다. 비난 세력은 숨죽이기 만들면서...
mcgwir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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