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해' 나홍진, 박찬욱-봉준호 반열일까
OSEN 손남원 기자
발행 2011.01.01 09: 00

'추격자' 나홍진 감독의 스릴러 2탄 '황해'가 미성년자 관람불가의 굴레를 벗은 채 올 연말 흥행 가도를 달리고 있다. '해리포터' '라스트 갓파더' '헬로우 고스트' 등 경쟁작들이 거의 모든 연령층을 대상으로 한다는 점을 감안했을 때 19금 '황해'의 관객 동원력은 단연 돋보이는 수준이다.
 
이에 따라 '추격자에 이어 2편째 흥행 수작을 만들어낸 나홍진 감독에게 국내외 영화관계자들의 시선과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미 '추격자'로 칸의 레드카펫을 밟았던 그는 2011년 각종 영화제로부터 러브콜을 받을 전망이다. 

 
그렇다면 단 두 편의 영화만으로 충무로 뉴 웨이브 거장들인 박찬욱, 봉준호 감독과 비슷한 반열에 오른 나 감독이 자신하는 '황해'의 흥행 요소는 과연 무엇일까. 
#1.역시 감독의 힘이다. '황해'에는 탄탄한 이야기와 손에 땀을 쥐게 하는 액션, 그리고 관객의 뒤통수를 때리는 반전 등 스릴러 영화의 묘미를 살리는 요소들이 쫀득쫀득하게 반죽돼 있다. 여기에 뛰어난 색감과 미장센, 카메라 워크 등의 영화적 기술도 100억원 이상의 제작비를 투입한 작품답게 완벽에 가깝다.
이같은 영화적 완성도는 자신과 자신의 작품에 철처히 독한 감독에게서나 가능하다. 이미 데뷔작 '추격자'부터 타협없는 연출의 강단을 보여준 나감독은 이번 '황해'를 통해 한 단계 업그레이드된 실력을 과시했다.
#2. 명장면으로 이어지는 추격신의 박력이다. '추격자'에서 좁은 골목길을 내달리다 맨홀 뚜껑위에서 넘어지는 하정우의 도주 장면은 지금도 영화팬들 사이에 회자되고 있다. 하정우-김연석-나홍진 트리오가 그대로 옮겨간 '황해'도 할리우드 블록버스트를 능가하는 추격신을 자랑한다.
특히 대형 유조차가 뒹구는 부산 부둣가 카체이싱 장면은 '황해' 추격신의 백미로 손꼽힌다. 필사의 쫓고 쫓기는 추격과 치열한 격투에 몰입하다보면 2시간30분 긴 러닝타임을 의식할 틈조차 없이 엔딩이다.
#3. 충무로 연기파 가운데 다섯 손가락 안에 들어갈 하정우-김윤석 콤비의 호흡이다. 하정우는 올 여름 최대 흥행작 '아저씨' 원빈의 화려한 액션을 피 뚝뚝 떨어지는 날 것 버전으로 바꿔 선보였고 김윤석은 김지운 감독의 화제작 '악마를 보았다' 사이코패스 살인마 최민식의 그것을 조폭 스타일로 비틀어 연기했다.
#4. 지금의 한국 사회와 뗄레야뗄수 없는 연변 조선족의 삶과 고뇌를 다큐멘타리 찍듯이 생생하게 구경하는 재미를 빼놓기 어렵다. 1960년대 우리네 시골장터를 연상시키는 연변 장터를 헤집는 카메라를 따라가다 함께 한국으로 밀항해 들어오는 순간, 관객들은 더이상 조선족 동포들의 아픔에서 타인으로 존재하지 않는다.
#5. 나홍진 감독이 영화 속 곳곳에 숨겨놓은 다빈치 코드들을 발견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영화팬들 사이에서는 ‘구남(하정우 분)에게 청부살인을 의뢰한 사람은 누구일까' 등 벌써부터 수수께끼 풀기에 열광하는 '황해앓이'가 유행하는 중이다.
대작 실종의 충무로에 새로운 바람을 몰고온 '황해'가 19금이라는 불리함을 뚫고 어떤 흥행 결과를 낳을지에 영화팬들의 관심이 쏠리는 연말연시다.
mcgwire@osen.c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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