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광래, 유병수에게 '득점왕 대우' 해줘야
OSEN 허종호 기자
발행 2011.01.01 09: 29

유병수(22, 인천)가 국가대표 데뷔 후 첫 공격포인트를 기록했다. 그러나 바라고 바라던 골은 터지지 않았다. 그렇지만 유병수에 대한 평가를 내리면 아직은 안된다. 유병수는 단 20여 분을 뛰었을 뿐이다.
조광래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은 구랍 30일 저녁 아랍에미리트연합 아부다비서 열린 시리아와 평가전서 전·후반 90분 내내 매서운 공격을 펼친 끝에 지동원의 결승골에 힘입어 1-0 으로 이겼다.
이날 조광래 감독의 주목적은 박주영이 부상으로 빠진 최전방 공격수 자리를 대신할 선수들을 테스트하는 것이었다. 전반에는 김신욱을 최전방에 기용해 그의 기량과 함께 장신 스트라이커를 기용했을 때 팀 플레이를 테스트했다.

그러나 최전방에서 김신욱은 기대 이하였다. 장신 스트라이커가 최전방에서 보여줄 수 있는 포스트 플레이를 제대로 펼치지 못한 것. 게다가 대표팀 전술의 핵심인 전방 공격라인과 연속적인 스위칭 플레이를 소화하지 못했다.
조광래 감독은 후반전에 지동원을 투입하며 전술에 변화를 줬다. 아예 최전방에서 스트라이커 역할을 지워버린 것. 대신 지동원은 공격라인과 뒤섞여 상대 수비진을 헤집고 다니며 좌우 측면의 선수들이 문전으로 돌파할 공간을 만들어줬다.
지동원이 수비수를 유인하자 손흥민은 자신의 장기인 빠른 드리블 돌파를 이용해 빈 공간으로 침투, 상대 시리아 수비라인을 단 번에 무너트렸다. 전반과 다른 공격진의 모습에 상대 시리아의 수비진이 당황하는 모습은 한 눈에 들어 왔다.
후반 26분에는 'K리그 득점왕' 유병수가 투입됐다. 유병수는 조광래 감독의 눈도장을 받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 그렇지만 바라던 골은 터지지 않았다. 대신 지동원의 골을 도우며 A매치 첫 공격 포인트 기록에는 성공했다.
분명 유병수의 패스는 지동원의 결승골을 만들다시피 했다. 그러나 모든 이의 눈은 골을 넣은 지동원에게 쏠렸다. 유병수가 직접 슈팅했어도 골로 연결될 수도 있었으나 보다 완벽한 기회를 위해 지동원에게 패스가 나갔다.
이날 유병수가 소화한 시간은 대략 20여 분. 스트라이커가 모든 걸 보여주기에는 부족한 시간이다. 만약 이날 기용이 유병수가 자신의 능력을 보여줬어야 할 마지막 시간이었다면 그 자체가 '가혹'하다고 할 수 있다.
유병수는 이번 시즌 K리그 득점왕이다. 선수 기용이 감독의 고유 권한이지만 대회에 앞서 선수가 자신의 능력을 보여줄 수 있는 어느 정도의 시간은 주어져야 할 필요가 있다. 그 정도만 해도 K리그 득점왕에 대한 대우는 충분하다.
아시안컵에 앞서 평가전은 오는 4일 아랍에미리트연합의 알 자지라전 한 차례뿐. 박주영의 갑작스런 부상으로 대표팀에게 공격진을 테스트할 시간이 없지만 K리그 득점왕에 대한 대우로 유병수를 최소한 45분이라도 기용하는 것은 어떨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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