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 자극만큼 좋은 건 없었다.
대구 오리온스 글렌 맥거원(30·201.2cm)은 전체 1순위 외국인 선수다. 지난해 7월 외국인선수 트라이아웃에서 1순위로 오리온스의 부름을 받았다. 국내 선수 기량이 떨어지는 오리온스는 다재다능한 맥거원을 통해 시너지 효과를 기대했다. 그러나 맥거원이 기대만큼 적응하지 못하며 오리온스도 침체에 빠졌다.
설상가상으로 맥거원은 허리 부상까지 당하며 5경기에 결장했다. 그 사이 오리온스는 1승4패에 그쳤다. 허리 부상 탓인지 몸을 사리는 모습까지 보였다. 게다가 심각한 자유투 난조 때문에 승부처에는 오히려 계륵과 같은 존재가 되고 말았다. 결국 김남기 감독은 퇴출설을 거론하며 맥거원을 압박했다.

김 감독은 구랍 30일 안양 인삼공사전을 앞두고 맥거원을 따로 불러 "대충하면 돌려보내겠다"고 압박했다. 자극을 받은 맥거원은 이날 3점슛 3개 포함 30점 13리바운드 4어시스트로 펄펄 날았다. 외곽뿐만 아니라 과감하고 적극적인 골밑 공략으로 공격을 주도했다. 왠일로 자유투까지 8개 중 5개를 넣으며 집중력을 발휘했다.
지난 1일 서울 삼성과 홈경기를 앞두고 김 감독은 "맥거원을 자극하기 위해 거짓말을 좀 했다"며 웃어보였다. 김 감독은 인삼공사전 맥거원 활약에 대해 "원래 그 정도는 활약해 줄 수 있는 선수"라고 평가했다. 다만 지나치게 몸을 사리며 제대로 된 모습을 보이지 아쉬움을 남겼고 김 감독은 '퇴출'이라는 카드를 꺼내들며 맥거원을 압박하며 자극했다.
삼성전에서도 맥거원은 펄펄 날았다. 3점슛 2개 포함 28점 13리바운드 2어시스트를 기록했다. 2경기 연속 더블더블을 기록한 건 올 시즌 처음. 외곽으로 겉돌던 종전과 달리 골밑에서 적극적으로 플레이하며 몸을 사리지 않았다. 과감한 리바운드 가담과 적극적인 수비로 존재감을 어필했다.
김남기 감독은 "지난 2경기에서 맥거원이 제 몫을 잘 해줬다"며 퇴출설을 잠재웠다. 그러나 여전히 아쉬운 게 하나 있으니 바로 자유튜다. 삼성전에서 맥거원은 자유투 11개 가운데 6개를 넣었다. 시즌 전체 자유투 성공률(46.9%)보다 높았지만, 50%를 갓 넘기는 수준으로는 경기 막판 믿고 맡기기가 어렵다.
김 감독은 "자유투 때문에 4쿼터에 맥거원을 투입하기 쉽지 않다"며 "예전보다는 자유투가 좋아졌는데 그래도 10개 중 7,8개는 넣어야지 2개 중 1개를 넣는 걸로는 안 된다. 상대가 파울 작전을 할 것이 뻔하다"고 했다. 삼성전에서도 맥거원은 종료 13.3초를 남기고 자유투 2개 중 1개를 넣어 팀을 역전으로 이끌지 못했다.
3라운드 일정을 끝마친 오리온스는 5일간 휴식을 가진 뒤 4라운드를 맞이한다. 김 감독은 "휴식기간 동안 맥거원의 자유투를 좋아질 때까지 더 연습시킬 것이다. 하루 아침에 될 것은 아니지만 될 때까지 해보겠다"고 밝혔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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