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개구단 선수들의 꿀맛 같은 휴식도 이제는 끝났다. 2011년 신묘년이 밝은지 이틀밖에 안 됐지만 벌써부터 새 시즌 준비에 분주하다.
12월부터 1월 중순까지 단체 훈련을 금지한 '비활동 기간'이라는 규정이 있지만 너나 할 것 없이 올 시즌 농사를 위한 모내기 작업이 시작한다.
벼농사가 3월에 모내기를 하고 농부의 피땀 어린 정성으로 9월에 추수하듯 야구 역시 스프링캠프를 통해 선수들이 흘린 피와 땀이 10월 '한국시리즈챔피언'이라는 값진 열매를 맺게 된다.

탐스럽고 달콤한 열매를 얻기 위해서는 그 만큼 혹독한 훈련을 하는 것은 당연한 이치다. 그렇다면 8개구단이 계획한 약속의 땅은 어디일까.
먼저 'V3'를 이룩한 SK 와이번스는 우승 직후부터 쉬지 않고 훈련하고 있다. 대만, 일본 클럽 챔피언십을 거친 후 지난 11월 19일부터 일본 고치에서 한 달여 동안 마무리 훈련을 끝냈다. 이어 지난 12월 21일부터 재활훈련조에 포함된 김광현, 송은범, 정대현, '큰, 작은' 이승호 등, 주전급 선수들이 일본 오키나와로 넘어가 'V4'를 위해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남은 선수들은 4일부터 인천 문학구장에서 자율훈련으로 몸 만들기를 시작한 뒤 11일부터 고치로 이동할 예정이다. 최근에는 이런 일정이 앞당겨진다는 소리도 들리고 있다. 이후 SK는 2월 중순 오키나와로 이동 한국 및 일본 프로팀들과 연습경기를 통해 실전 감각을 끌어 올릴 예정이다.
9년 만에 포스트시즌 진출이라는 명확한 목표를 가슴에 새긴 LG 트윈스는 5일 선수단 시무식 직후 저녁 투수와 포수조만 사이판으로 출국한다. 보통 야수보다 투수와 포수의 컨디션 조절이 열흘 정도 일찍 시작되기 때문이다.
야수들은 16일 일본 오키나와로 출국해 곧바로 컨디션 끌어 올리기에 돌입한다. 사이판에서 컨디션을 끌어 올린 투수조가 22일 오키나와로 합류하면 본격적인 팀 훈련은 시작된다. 그러나 LG의 경우 지난해 10월부터 12월 20일까지 진주와 미국 플로리다 마무리훈련을 통해 훈련을 하기 위한 몸은 충분히 만들어진 상태다.
LG는 SK와 마찬가지로 2월 중순부터는 오키나와에 캠프를 차린 팀들과 연습 경기를 통해 시즌을 대비한다.
갑작스럽게 사령탑이 교체된 삼성은 5일 경산 볼파크에서 류중일 감독의 취임식을 시작으로 올 시즌을 첫 발을 내딛는다. 훈련을 계획하고 지휘하는 감독이 교체됐지만 류 감독이 코치로서 함께 했던 만큼 계획대로 8일 괌으로 떠나 2월 초 오키나와로 이동한다. 삼성 역시 3월 초까지 오키나와에 머물며 SK, LG, 등과 함께 연습 경기로 컨디션 조율 및 실전 감각을 끌어 올린다는 계획이다.
명가 재건을 외치는 KIA 타이거즈는 3일부터 광주구장에서 자율 훈련을 시작으로 재활조는 괌으로 떠나 일찍 몸을 만들 계획이다. 14일에는 투수조가 괌으로 출국하고, 야수들은 16일 일본 미야자키로 날아간다. 이후 투수들도 미야자키로 합류해 두산 및 일본 프로팀들과 함께 연습 경기를 가진 뒤 3월 초 귀국할 예정이다.
양승호 감독 체제로 새로운 도전을 시작하는 롯데 자이언츠도 10일 사직구장에 모여 자율훈련을 시작한 뒤 15일부터 사이판으로 이동한다. 2월 11일부터는 일본 가고시마로 넘어가 연습 경기를 통해 실전 경기 감각을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올해도 우승을 목표로 하는 두산 베어스는 7일부터 잠실구장에 모여 자율 훈련을 시작한 뒤 12일 일본 미야자키로 날아간다. 이미 미야자키에서 마무리 훈련을 충분히 했던 만큼 실전 감각을 빨리 끌어올려 KIA, 일본 프로팀들과 연습 경기를 바탕으로 올 시즌을 준비할 예정이다.
넥센과 한화는 일본이 아닌 미국으로 간다. 넥센은 13일 미국 플로리다 세인트피터버그로 넘어가 3월 5일까지 강훈련을 계획하고 있다. 김시진 감독은 투수 명조련사답게 '6인 선발'로테이션을 목표로 마운드으 높이를 더욱 더 강화할 예정이다.
한화 역시 5일 시무식을 한 뒤 매년 찾는 미국 하와이로 8일 선수단 전체가 이동해 구슬땀을 흘릴 예정이다. 에이스 류현진, 외국인 투수 홀리오 데폴라, 여기에 '특급신인' 유창식이 지키는 선발 투수진이 스프링 캠프를 통해 얼마만큼 몸을 만드느냐에 따라 정규 시즌 한화의 성적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2월 24 일본 오키나와로 이동하는 한화는 일본프로야구 명문구단이 요미우리 자이언츠와 연습경기도 예정돼 있다.
모두가 각기 다른 목표를 가지고 '약속의 땅'으로 떠나는 가운데 과연 어느 팀이 올 시즌을 마치고 활짝 웃을 수 있을까.
agass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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