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우익수 전쟁, 이번에도 '뜨거운 경쟁'
OSEN 박현철 기자
발행 2011.01.03 07: 09

한 명의 실력파 유망주가 군입대를 택했으나 그래도 경쟁 체제는 뜨겁다. 2011시즌 주전 우익수 자리를 놓고 전개될 두산 베어스 외야진 싸움이 더욱 궁금한 이유다.
 
지난해 두산 우익수 자리는 유재웅(32)-임재철(35)-이성열(27) 등이 번갈아 지켰다. 시즌 개막과 함께 선발 우익수로 나섰던 타자는 유재웅이었으나 그는 타격 정확도 면에서 김경문 감독의 신임을 잃고 벤치로 돌아갔다. 유재웅의 지난 시즌 성적은 53경기 2할5푼8리 7홈런 25타점.

 
유재웅이 선발 라인업서 자리를 잃은 뒤 김 감독은 파괴력 강화 측면서 지명타자 요원으로 점찍었던 이성열을 주전 우익수로 기용했다. 시즌 초반부터 타격 면에서 발전 가능성을 보였던 이성열은 지난해 오지환(LG, 137개)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136개의 삼진을 당하기는 했으나 2할6푼3리 24홈런 86타점을 올렸다.
 
포스트시즌서는 임재철이 활약했다. 현장이 인정하는 국내 최고급 수비력을 갖췄으나 장타력 강화 측면에서 교체 출장이 익숙한 모습을 보였던 임재철은 포스트시즌서 맹위를 떨쳤다. 롯데와의 준플레이오프 5경기서 3할5푼7리(14타수 5안타) 2타점을 올린 뒤 삼성과의 플레이오프 5경기서는 3할8리(13타수 4안타) 4타점으로 친정팀들을 상대해 공수서 제 몫을 했다. 플레이오프 3차전서는 극적인 동점타로 승패 추를 두산 쪽으로 기울여 놓기도 했다.
 
게다가 3년차가 된 정수빈(21)의 발탁 여부도 주목할 만 하다. 2009년 입단과 함께 팀 내 신인 야수로는 유일하게 개막 엔트리에 이름을 올렸던 정수빈은 지난해 쇄골 골절상으로 시즌 초반을 그르쳤다. 그러나 1루 수비도 나선 주전 좌익수 김현수의 순환 교체 선수로 출장해 3할2푼2리 1홈런 19타점 13도루로 좋은 성적을 올렸다. 김 감독 또한 "2011년에는 정수빈을 한 번 스타로 만들어볼 생각"이라며 기대감을 불러일으켰다.
 
2007년 주전 우익수였던 민병헌이 경찰청에 입대했음에도 두산 우익수 경쟁이 결코 널널하지 않은 이유는 여기 있다. 저마다 색깔이 미묘하게 다른 선수들이 배치되어 있기 때문. 2001년 심재학(현 넥센 코치) 이후 9년 만의 두산 우익수 20홈런 타자가 된 이성열은 타구 판단 능력이 떨어져 수비 범위가 좁지만 장타력과 강견을 갖추고 있다.
 
"나 자신에게 희망이 된 한 해였다"라며 2010시즌을 자평한 이성열은 단점 보완을 통한 2년 연속 20홈런 이상을 노린다. 두산 소속으로 2년 연속 20홈런 이상을 기록한 우익수는 1999~2000시즌 심정수(전 삼성)가 유일하다. 
임재철에게도 2011시즌이 중요하다. 올 시즌 후 프리에이전트(FA) 자격을 취득하는 임재철은 "확실한 내 위력을 보여주겠다. 팀 우승에 없어서는 안 될 공헌을 펼치고 두산과 FA 재계약 도장을 시원하게 찍었으면 좋겠다"라며 바람을 이야기했다. 임재철은 선수층이 가장 빈약했던 2005년 2번 타자로 3할1푼 3홈런 30타점 10도루를 올리며 한국시리즈 진출 공신 중 한 명이 되기도.
 
예비 스타 정수빈의 각오 또한 남다르다. 풀타임 주전 테이블세터를 목표로 "3할-30도루-40타점"을 목표로 삼은 정수빈은 왜소했던 체구에 힘을 붙이는 데 주력하고 있다. 주전 1루수 최준석이 군입대를 1년 미뤄 김현수의 1루 전향 가능성이 희박해진 만큼 김현수-이종욱이 외야 두 자리를 굳힌다는 복안 가운데 현 시점서 정수빈은 우익수 경쟁 체제 가장 큰 '태풍의 눈'이다.
 
시즌 말엽 발목 부상으로 인해 포스트시즌에 출장하지 못하는 수모를 겪었던 유재웅은 만년 유망주의 틀을 깨기 위해 와신상담 중이다. 지난해 개막 선발 우익수에서 급속도로 입지가 좁아진 절박한 상황인 만큼 더욱 분발이 요구되는 시점. 감독의 믿음을 다시 회복하기 위해서는 엄청난 분발이 필요하다.
 
심정수와 심재학의 잇단 이적 이후 확실히 자리를 굳힌 우익수를 찾지 못한 두산. 치열한 물밑 경쟁이 2011년에도 이어지는 가운데 간절한 대권 도전의 퍼즐 하나를 쥔 주전 우익수는 누가 될 것인가.
 
farinell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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