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 감독에게 전해줘요, 좀 살살하라고".
부산 KT는 2010년 마지막 5경기를 모두 승리로 장식하며 선두까지 치고 올라왔다. 그러나 확실한 센터의 부재로 높이 싸움에 대한 부담을 늘 갖고 있다.

2일 부산 사직체육관서 벌어진 막강 높이를 자랑하는 원주 동부전을 앞두고 전창진 감독은 "많은 고민을 했지만 결국 우리 스타일대로 승부할 수밖에 없다. 외곽슛이 터져야 승산이 있다"고 말했다.
전 감독은 "강동희 감독에게 살살 해달라고 전해달라"며 웃어보였다. 그러나 최근 4경기에서 1승3패로 고전하고 있는 동부도 여유있는 입장이 아니었다. 강동희 감독은 "농구가 뜻대로 되는 게 아니다"며 "KT가 매치상으로 우리에게 힘든 건 사실이지만 최근 페이스가 좋아 만만치 않다"고 경계했다.
강 감독은 수비를 통해 승리의 해법을 찾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평균 69.6실점으로 역대 최소 실점을 기록하고 있는 팀이 바로 동부다. 강 감독은 "KT의 3점슛이 터지거나 2대2 플레이를 잘 풀어나가면 어려운 경기가 될 수 있다. 하지만 이런 부분만 잘 막으면 좋은 경기를 할 수 있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경기 초반부터 동부는 김주성은 가운데에 둔 특유의 3-2 드롭존으로 KT를 압박했다. 김주성이 부지런히 도움수비를 펼치며 KT 공격의 활로를 봉쇄했다. 김주성-윤호영-로드 벤슨으로 이루어진 트리플타워가 두 팔을 벌린 채 쉴 새 없이 발을 움직이자 KT의 움직임도 둔화됐다. 1쿼터에만 KT는 턴오버 7개를 남발했다.
특유의 막강 수비로 1쿼터부터 20-10으로 더블 스코어 리드를 잡은 동부는 경기 내내 이 스코어를 유지했다. KT는 박상오의 과감한 골밑 득점으로 동부 수비를 공략하는 듯했으나 외곽슛이 터지지 않았다. 2대2 플레이를 펼쳐도 한 쪽으로 몰아붙이거나 가운데로 몰아넣어 장신숲에 가로 막히게 만들었다. 철저히 준비한 조직수비였다.
쉴 새 없이 움직이는 부지런함으로 상대를 압박하는 KT의 움직임도 높이 앞에서는 무력화됐다. 평소 KT답지 않은 플레이들이 속출했다. 리그에서 가장 높은 야투성공률(52.2%)과 가장 적은 턴오버(10.1개)를 자랑했지만 이날 경기에서는 야투성공률이 45.1%에 그쳤으며 턴오버도 17개나 나왔다. 특히 3점슛을 13개 중 고작 2개 넣는 데 그쳤다.
결국 이날 KT는 58-77로 완패했다. 58점은 올 시즌 KT의 최소득점이었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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