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의 존재 유무에 따라 원주 동부의 경기력도 천차만별로 달라진다. '보물' 김주성(32·205cm)은 동부에 없어서는 안 될 절대 기둥이다. 김주성 역시 그에 걸맞은 책임감을 갖고 있다.
지난 2일 부산 KT전에서 김주성은 4경기 만에 선발 라인업에 복귀했다. 구랍 26일 울산 모비스전에서 오른쪽 발목 통증이 악화된 후 경기 중반 상황에 따라 출장했던 김주성이었지만 이날은 경기를 앞두고 선발 출장하겠다는 의사를 전달했다.

강동희 감독이 몇 차례나 의사를 확인했지만 김주성의 의지는 확고했다. 오로지 선발 출장 그리고 팀 승리였다. 여기서 또 지면 팀이 완전히 가라앉을 수 있다는 위기 의식이 발동됐다.
김주성의 의지는 코트에서 그대로 나타났다. 동부 특유의 3-2 드롭존에서 중심이 되어 내외곽을 쉴 새 없이 부지런히 움직였다. 골밑 도움수비는 물론 KT가 2대2 플레이를 시도할 때에는 외곽으로 나가 압박했다.
공격에서는 골밑을 지속적으로 공략하며 KT로부터 무수한 파울을 유발해냈다. 자유투만 12개를 얻었다. 38분을 뛴 김주성은 21점 7리바운드 6어시스트를 기록했다. 모두 팀 내 최다기록. 동부는 77-58로 승리하며 KT의 6연승을 저지했다.
경기 후 강동희 감독은 "(김)주성이 체력을 안배하고 싶었지만 여의치 않았다. 승기를 확실히 잡아야 뺄 수 있는데 그 부분이 상당히 괴롭다"고 말했다. 김주성의 발목 상태는 아직 100% 완치되지 않았지만 팀 사정상 김주성을 쉽게 빼기가 어렵다.
이것이강 감독의 고민을 가중시키는 대목이다. 올 시즌 동부는 김주성이 출장한 16경기에서 13승3패로 압도적인 승률을 기록했지만 그가 결장한 10경기에서는 5승5패로 반타작에 그쳤다. 김주성의 존재감이 잘 나타난다.
김주성의 의욕도 남다르다. 그는 "지난 몇 경기에서 몸 상태가 좋지 않아 플레이가 뜻대로 되지 않았다. 팀에 도움이 되지 못해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다"고 털어놓았다. 구랍 30일 전주 KCC전이 특히 아쉬웠다. 그는 "몸이 아파 제대로 뛸 수 없었던 부분이 안타까웠다. 우리가 KCC보다 속공이 유리한데 통증 때문에 속공에 참여하지 못했다. 리바운드도 잘 되지 않았다"며 스스로를 자책했다.
그래서 KT전 활약은 더욱 눈부셨다. 완벽한 몸 상태가 아니었지만 책임감으로 코트를 완벽하게 지배했다. 3-2 드롭존에서 가장 많이 움직이는 김주성은 그만큼 많은 책임감을 갖고 있다. 그는 "3라운드 후반이 우리팀에게 승부처이자 위기"라며 "항상 수비에 자신감이 있다. 연습해 놓은 수비는 쉽게 무너지지 않는다. 최근에 진 경기도 보면 전부 2~4점차였지 10점차로 쉽게 진 경기는 없다"고 강조했다.
동부는 주전 포인트가드 박지현이 발가락 티눈 탓에 당장 복귀가 어렵다. 세균이 번지고 있어 수술을 해야 할지도 모른다. 이럴 때 필요한 게 바로 정신력이다. 김주성은 "우리는 항상 수비에 자신감이 있다. 모두가 조금만 더 정신차리고 열심히 뛰면 위기를 기회로 살릴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강동희 감독도 "주성이가 100% 상태가 아닌데도 자기 역할을 하겠다는 생각이다. 승리에 대한 의욕이 대단하다"며 남다른 신뢰감을 나타냈다.
김주성이라는 든든한 기둥이 있는 한 동부의 거탑은 무너질 일이 없을 것이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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