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LG, 9년만에 PS '희망 만들기'
OSEN 박광민 기자
발행 2011.01.03 07: 12

'희망고문'이란 애매한 태도를 보여 상대방으로 하여금 희망을 갖게 함으로써 자기를 포기하지 못하게 만들어 상대에게는 도리어 고문이 되는 것을 말한다. 아마도 LG 트윈스 팬들이 공감하는 표현일 것이다.
LG가 2011년, 9년 만에 포스트시즌 진출이라는 '희망만들기'를 시작한다. 지난 8년 동안 '6-6-6-8-5-8-7-6'이라는 성적이 아닌 포스트시즌 진출을 위한 새로운 도전이다.
지난해 새로 부임한 박종훈 감독은 첫해 57승5무71패로 6위에 그쳤다. 의욕은 넘쳤으나 초보 감독으로서 부족함이 있었다. 박 감독도 "승리를 위해서는 선수들 관리, 경기 전략이 중요하다. 그래야 승리를 할 수 있다. 잘 준비한다고 했는데 막상 경기를 해보니 나에게도 부족함이 있었다"며 자신의 책임을 인정했다.

이 때문이었을까. 박 감독은 정규 시즌을 마치자 마자 진주와 미국 플로리다 77일간의 마무리 훈련을 통해 전력 상승에 힘썼다. 특히 내외야 백업 뿐 아니라 기존 선수들에게도 규칙적인 패턴 플레이를 통해 '자신은 한 베이스 더 가고, 상대에게는 한 베이스를 못 가게 막는 훈련'을 반복해서 지시했다. 박 감독이 한 시즌 동안 감독을 하면서 느낀 강팀의 조건이었다.
5일부터는 투수와 포수조가 사이판으로 출국한다. 야수들은 16일 오키나와로 날아간다. 3월 8일까지 오키나와에서 SK, 삼성, 한화, 그리고 일본 프로팀들과 계속해서 연습경기를 통해 선수들의 경기력을 끌어 올릴 뿐 아니라 주전 선수들을 결정하는 작업을 시작한다. 박 감독은 "8년 연속 성적을 못 낸 팀이 훈련을 하는 것은 당연하다"며 "선수들도 4강에 가지 못한 것을 놓고 애통함을 갖고 야구를 해야 한다"고 격려했다.
올 시즌 전력을 살펴보면 타력의 경우 8개 구단 가운데서도 상당히 좋은 편이다. 조인성, 이진영, 박용택, 이택근, 이병규 등 개개인의 명성만 놓고 보면 8개 구단 가운데 최고다. 문제는 어떻게 이들을 조합해 최강의 타선으로 만드느냐다. 빅5로 불리는 외야라인도 중거리 타자들이 대부분인 만큼 확실한 4번타자가 없다.그러나  4번 타자는 없지만 앞뒤로 그 역할을 해줄 수 있는 타자들은 많다. 즉, 타선의 조합이 그 만큼 중요하다.
투수력 향상은 LG가 4강을 목표로 할 경우 필수불가결한 숙제다. 현재 LG 마운드에는 박현준, 한희, 최성민, 이범준, 박동욱 등 기본 재능은 갖고 있지만 아직까지 확실한 1군 투수로서 꽃을 피우지 못한 유망주들이 많다. 이들이 박 감독의 바람대로 잘 해주면 좋지만 아직 시간이 더 필요하다는 것이 코칭스태프들의 생각이다.
즉, 아직 시간이 더 필요한 만큼 올 시즌 투수력 보강을 위해서는 두 가지 방법이 있다. 먼저 한 자리가 비어있는 외국인 선수 자리에 두 자릿수 승리를 올릴 확실한 선발 투수를 영입하는 것이다. 현재 여러 후보군을 놓고 조율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 다른 하나는 외야의 잉여 자원을 타 구단 투수와 트레이드를 통해 마운드의 높이를 두텁게 하는 것이다.
올해도 LG가 몇 위를 할 지 아직 모른다. 그러나 LG가 가진 투타의 능력을 놓고 볼 때 올 시즌 4강에 충분히 가능성은 있다. 지난해에도 LG는 전반기를 마친 시점까지 4위 롯데에 불과 1경기차였다. 그러나 후반기 시작과 함께 선발투수진이 급격히 무너지면서 4강 경쟁에서 완전히 밀려 탈락했다.
여기에 팀의 간판급 선수인 조인성이 지난해 골든 글러브 수상 후 "다음에는 팀을 우승으로 이끌고 이 자리에 다시 서고 싶다"고 말하며 후배들을 독려했다. 이진영 역시 "LG라고 우승하지 말란 법이 있냐"며 "1차 목표는 4강, 진짜 목표는 우승"이라고 강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LG 유니폼을 입은 선수들이 스프링캠프에서 얼마만큼 땀을 흘리느냐에 따라 '희망만들기'가 될 수도 있고 '희망고문'이 될 수도 있다.
agass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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