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요★ 새해 전망 “아이돌 주춤, 1위 조루현상 지속”
OSEN 이혜린 기자
발행 2011.01.03 09: 39

“아이돌을 주축으로 한 한국 가요가 여전히 아시아 중심에 설 것이다. 음악 소비 패턴은 점차 빨라지고, 이에 대한 반작용으로 의외의 뮤지션이 히트를 기록할 수도 있다.”
 OSEN은 손만 댔다 하면 ‘대박’을 터뜨리는 가요계 ‘미다스’들을 만나 지난 2010년 가요계를 분석하고, 새해 가요 시장 전망을 들어봤다.
 유명 제작자, 프로듀서들은 2010년에 대해 ▲걸그룹 주도 신한류 ▲유튜브 중심의 월드와이드 한류 ▲뮤지션에 대한 향수 ▲음원 조루현상을 손꼽았다. 그리고 새해 가요시장에 대해서는 ▲아이돌 그룹의 수적 팽창 ▲아이돌 중심의 아시아 시장 통합 ▲일레트로닉 음악에 대한 반작용 등을 예상했다.

 아이돌의 활약으로 지난해 연예계 거의 모든 이슈를 독식한 가요계. 이를 주도한 이들 ‘미다스’들은 올해 해외에선 아이돌로 ‘피크’를 맞고, 국내에서는 ‘변화’를 맞을 것으로 내다봤다.
 
 # 2010년=신한류, 장르쏠림, 빅스타 부진
 
 가요제작자들은 지난 한해 최고의 수확으로 신한류를 꼽았다. YG엔터테인먼트의 양현석은 “예전에는 배용준 등 배우들이 한류를 주도했다면, 이제는 가수 중심의 제2의 한류가 온 것이 피부로 느껴진다”고 말했다. 큐브엔터테인먼트의 홍승성 대표도 “지난 한 해 가장 큰 이슈는 걸그룹들의 신한류”라면서 “아시아 음악 시장의 중심이 한국으로 이동하는 교두보를 마련한 한 해였다”고 평했다.
 한류는 크게 두가지로 나뉘었다. JYP엔터테인먼트의 정욱 대표는 “한류를 두가지의 큰 방향으로 나눠볼 수 있는데, 하나는 유튜브를 통한 실시간 월드와이드 붐이 형성된다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일본 젊은이 타깃의 신한류 바람”이라고 분석했다.
 SM엔터테인먼트의 김영민 대표는 두 한류의 시너지 효과를 톡톡히 봤다. 그는 “유튜브 등 전세계 공통 미디어 플랫폼의 활용으로 소녀시대가 데뷔 전 일본에서도 유명세를 타고 있었다. 그래서 어느 정도 반응이 좋을 것이라고 예상은 했다. 그런데 현지 반응이 이 정도로 폭발적일지는 몰랐다”고 말했다.
 로엔엔터테인먼트의 조영철 제작이사도 “예전에는 해외진출 당시 현지화에 대한 고민이 컸는데, 이젠 우리나라에서 먹히면 외국에서도 잘될 것이라는 믿음이 생겼다”고 말했다.
 장르 쏠림 현상은 여전했다. 가수 싸이는 “장르 쏠림 현상이 더욱 심해진 한 해인 것 같다”면서 “댄스 음악 종사자로서, 이런 상황이 나쁘진 않지만 어떤 장르가 잘되면, 줄줄이 유사품이 쏟아지는 경향은 다소 아쉽다”고 말했다.
 그에 대한 반작용도 눈에 띄었다. 빅히트 엔터테인먼트의 방시혁 대표는 “노래와 진정성에 대한 대중의 욕구도 눈에 띄게 부각됐다”면서 “‘슈퍼스타K2', 2AM, 김C의 약진이 이를 입증한다”고 분석했다.
 음원들의 수명이 짧아진 것은 가장 아쉬운 점으로 손꼽혔다. 방시혁 대표는 “해가 갈수록 메가 히트곡의 수가 줄어드는 느낌이 있는데, 2010년은 수많은 슈퍼스타의 컴백에도 불구하고 국민가요라 할만한 곡이 많지 않았다”고 말했다.
 프로듀서 용감한 형제도 “진정한 1위가 없었다는 점이 아쉽다”면서 “진정한 빅스타가 나오지 않았고, 음악이 금방 바뀌고 소진됐다”고 평했다.
 정욱 대표도 “2009년만 해도 7~8주 1위곡이 나왔는데, 2010년은 최장기록이 미쓰에이의 4주 연속 1위에 그친다”고 말했다.
# 2011년=한류 전성기, 아이돌-일레트로닉은 주춤할 수도
 
 올해도 아이돌 열풍은 계속될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분석이다. 특히 수적 팽창이 상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코어콘텐츠의 김광수 대표는 “지난해 아이돌이 절정이 아니었을까 했는데, 아직도 데뷔에 임박한 그룹들이 정말 많다”면서 “걸그룹은 적어도 두 배 이상에 이르지 않을까 예상된다”고 말했다.
 아이돌 그룹의 영향력은 국내와 해외가 다소 다른 그림을 그릴 전망이다. 홍승성 대표는 “지난해가 신한류의 교두보였다면, 올해와 내년은 피크일 것”이라면서 “그룹들의 현지 활동이 보다 활발해질 것이다. 우리나라의 내수시장이 좁아서 경쟁이 치열하고 끝없이 해외로 눈을 돌리기 때문에, 이같은 한류는 앞으로도 쭉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반면 국내에서는 큰 변화를 맞을 수도 있다. 홍 대표는 “다만 음악 패턴은 달라질 것”이라면서 “일레트로닉 음악이 현재 포화상태로, 대중이 질려있는 것 같다. 음악 색깔에서의 변화는 불가피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양현석은 아이돌 자체가 주춤할 수 있다고 봤다. 그는 “HOT-핑클이 아이돌그룹을 주도한 후 비슷비슷한 그룹이 많이 나왔다. 그러자, 박효신-휘성-빅마마 등의 실력파가 인기를 얻었다. 또 비슷비슷한 발라드 가수들이 많아지자 빅뱅-원더걸스가 아이돌 그룹 시대를 열었다. 그리고 그 상황이 지금까지 온 것이다. 이제 다시 다른 양상이 올 수 있다. 아이돌이라는 틀 자체는 계속 가겠지만 2009~2010년 같지는 않을 것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방시혁 대표도 “기성 아이돌 시장의 대안이 될만한 새로운 형태의 다음 세대 아이돌이 등장할 시점 같다”고 평했다.
 조영철 제작이사는 “현재 메이저 기획사의 매출을 보면 음원-음반 매출 대 공연 및 광고 수익 비율이 3 대 7 수준이다. 그러니 아이돌에 더 집중할 것 같긴 하다”면서도 “다만 아이유의 선전 등 공장형 아이돌에 대한 반작용이 나타나고 있다. 대형기획사의 아이돌 위주 시장은 계속되겠지만, 다른 형태의 가수가 지난해보다는 더 선방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 2011년, ‘음원 조루현상’ 타파할 빅스타 나와줬으면
 
 음원이 한 달 이상 1위를 하지 못하는 ‘음원 조루현상’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방시혁 대표는 “현재 음원차트에 여러 가지 긍정적 조짐이 보이긴 하지만, 당분간 음원차트의 조루현상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용감한 형제는 이같은 현상을 없앨만한 빅스타가 등장해야 한다고 봤다. 그는 “2011년에도 음원은 상당히 빨리 소비될 것 같다”면서 “이를 타파할만큼 확실한 아이콘이 탄생해주길 바라고 있다”고 말했다.
 가요계 ‘허리’들의 활발한 활동에도 기대를 걸고 있다. 싸이는 “지난해 DJ DOC와 내가 나왔듯, 올해에도 가요계 허리들이 많이 나와 반가운 가요계가 됐으면 좋겠다”면서 “신상보다 구관이 명관인 한 해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홍승성 대표는 “여전히 음원 시장의 수익 구조는 미흡해, 개선이 필요하다”면서 “또 아시아 시장이 중요해진만큼, 그 전체를 대비하는 가요계 전략도 필요하다. 협회 등의 차원에서 보다 치밀한 준비가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양현석은 “이승철, 싸이, 성시경 등 20~40대가 좋아하는 가수들이 잘 됐으면 좋겠다”면서 “지금의 방송 구조는 너무 아이돌 열성팬 중심인데, 보다 다양한 장르의 가수들을 지상파에서 자주 볼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김영민 대표는 “드라마 제작 및 공연에도 상당히 주목하고 있다”면서 “특히 가수들의 공연이 활성화되고 있다. 공연 수입 구조가 달라지면서, 2011년에는 SM의 포트폴리오에도 지각변동이 일 것으로 기대된다”고 전망했다.
 
rinn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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