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투수였다. 그러나 직구 위력이 떨어지는 순간 타자들이 공략하더라".
지난 시즌 홀드왕(23홀드) '메시아 정' 정재훈(30. 두산 베어스)이 지난해 LG의 마무리였던 오카모토 신야(라쿠텐)의 지난해 경기 영상을 보면서 직구 볼끝의 중요성을 다시 한 번 깨우쳤다.

3일 자율 훈련 및 연봉 협상 등을 위해 잠실구장을 찾은 정재훈의 시선을 잠시 사로잡은 것은 케이블 채널을 통해 방송된 LG의 지난 시즌 하이라이트. 동료 김승회와 함께 TV를 주시하던 정재훈은 2010년 5월 30일 목동 넥센-LG전을 유심히 지켜보았다.
고원준(현 롯데)-김광삼의 선발 쾌투와 타선의 잇단 병살타 등으로 0의 행진을 이어가던 경기는 연장 11회 박병호의 중전 적시타와 오카모토의 1⅔이닝 무실점 마무리 덕택에 1-0 LG 신승으로 끝났다. 특히 오카모토는 1⅔이닝 1피안타(탈삼진 3개, 사사구 1개) 무실점으로 쾌투하며 승리투수가 되었다.
시즌 중후반 급격히 흔들리며 결국 재계약에 실패한 뒤 스승 호시노 센이치 감독의 부름을 받아 라쿠텐 유니폼을 입은 오카모토의 지난해 성적은 46경기 5승 3패 16세이브(5블론세이브) 1홀드 평균 자책점 3.00. 오카모토의 구위가 절정일 때 영상을 지켜본 정재훈은 이렇게 답했다.
"변화구 구사력이 정말 뛰어났어요. 포크볼이요? 에이, 전 아직…".
국내 투수 중 가장 포크볼 구사력이 뛰어난 선수 중 한 명이라는 평을 받은 정재훈이지만 그는 겸손하게 오카모토의 포크볼 구사 능력을 더 높이 평가했다. 그러나 8월 이후 극도의 침체기를 걸었던 오카모토에 대해서는 관찰자 시점에서 냉정하게 답했다.
"직구 구위가 떨어지면서 타자들한테 공략 당한 겁니다. 아무리 변화구가 좋은 투수라도 직구 볼 끝이 무뎌지면 통타당하게 마련이니까".
잠시 쉬는 시간에도 화면에서 눈을 떼지 못한 정재훈의 이야기. 그의 눈빛과 이야기 속에서 단순한 상대 투수 평가만이 아닌 올 시즌 맹활약을 위한 선결과제를 인지하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farinell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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