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취재석] 지난 2일 방송된 KBS 2TV 주말 버라이어티 '해피선데이-1박2일', '외국인 근로자와 함께 하는 여행' 편에 대해 일부에서 비난 여론이 일어나고 있다하네요. 외국인 근로자의 불법 체류나 성폭행, 살인 등 각종 범죄가 사회적 문제로 확대되고 있는 현실에, 그들을 미화시키는 방송이었다는 말들이예요.
법무부에 따르면 현재 국내 외국인 근로자 규모는 약 100만 명이 넘습니다. 이증 불법체류자들의 숫자는 정확히 다 파악이 어렵기 때문에 실제 규모는 추측 이상일지도 모른답니다. 이렇게 많고 많은 이들이 살고 있으니 범죄율도 자꾸 높아지고 있지요. 법무부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06년 1만 7천여 건에 달하던 국내 체류 외국인 범죄가 2009년에는 약 2배에 해당하는 3만 4천여 건까지 늘어났습니다. 걱정을 살만한 수준입니다. 그래요, 인정합니다. 외국인 근로자들(많은 이들이 불법체류자일 것이라 단정하는)에 대한 색안경 또는 편견을 조장할만한 수준의 무시무시한 데이터들과 범죄 뉴스들을 접할 때면 이를 갈게 되는 것이 당연하겠죠?
하지만 외국인 근로자들이 출연한 '1박2일'을 보면서까지 이를 연결 지어 생각하는 것이 마땅한 것인지는 사실 의문입니다. 불법 체류자가 판을 치고 이들의 강력 범죄가 기승을 부린다고 해서, 용돈 5만원 외에 모든 월급을 고향땅의 두 딸을 위해 송금한다는 까르끼(네팔)의 사연이나 이승기와 예양(미얀마)의 여자 친구에 대한 귀여운 수다를 모두 색안경을 끼고 바라봐야 하냐는 것이죠. 이를 두고 '시기 부적절한 방송이다', '외국인 근로자를 미화한다'고 말한다면 너무 야박합니다. 이들 중 범죄자가 있는 것도 아닌데 미화라니요. 게다가 방송 내용을 객관적으로 둘러봐도 '미화'랄 데가 없습니다. 그저 외국인 근로자들을 데리고,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보여주다가 자연스럽게 튀어나온 일상과 속내를 고스란히 펼쳐놓았다는 생각이 드는 건 개인적인 소감일까요.

지난해 폐지된 '미녀들의 수다'와 잠시 비교해 보겠습니다. '미수다'에 패널로 등장해 큰 인기를 끌었던 외국 여성들과 '1박2일'에 출연한 외국인 근로자들 사이, 무슨 차이가 있나 생각해봅니다. 물론 '미수다' 출연진 중에는 유학생들도 다수 있었지만 한국에서 모델이나 연예인 등을 하며 직장을 다니고 돈을 버는 이들도 있었죠. 이들과 '1박2일' 속 외국인 근로자들도 결국 같은 입장 아닐까요. 하지만 '미수다' 출연진에게는 열광하며 큰 관심을 보였던 반면, '1박2일' 출연진에게는 왜 다른 잣대를 들이대려 하는지 이해하기 힘듭니다. 이들 중에는 한국에 온지 십 수 년이 지난 사람, 한국인 여성과 결혼해 귀화를 앞둔 사람까지 있었는데요. 이들의 방송 출연이 불편하다고 느끼는 건 일부의 오버가 아닐까요.
사실 시도 자체로 기특한 일입니다. 대부분 개발도상국이나 후진국에서 타국으로 넘어와 향수병을 무릅쓰고 3D 직종에 종사하며 살아가는 외국인 근로자들, 그들에게 특별한 추억을 만들어주고 시청자들과 공감대를 형성해보겠다는 '1박2일'측의 의도까지 매도할 필요가 있을까요.
게다가 우리도 부모님 시절엔 외국에 나가 타향살이하며 막노동해 처자식 먹여살리던 눈물나는 기억들이 있지 않습니까.
윤가이 기자 issue@osen.co.kr
화보로 보는 뉴스, 스마트폰으로 즐기는 ‘OSEN 포토뉴스’ ☞ 앱 다운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