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남자 탁구, 거센 세대교체 '바람'
OSEN 황민국 기자
발행 2011.01.03 17: 55

한국 남자 탁구에 세대교체의 거센 바람이 불고 있다. 지난 2010 광저우 아시안게임에서 그 가능성을 제기했던 차세대 주자들이 본격적으로 자신의 힘을 발휘하고 있는 것.
3일 오후 수원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제64회 전국남녀종합탁구선수권 남자 단식 결승전은 그 변화를 느낄 수 있는 현장이었다. 과거 한국 탁구를 이끌었던 선배들을 제치고 정상은(21), 김민석(19)이 우승을 다퉜다. 지금껏 오상은(34)과 유승민(29)의 독무대였던 대회였기에 더욱 충격적이었다.
그러나 결과보다는 내용이 더욱 충격적이었다. 정상은은 16강과 8강에서 각각 유승민과 오상은을 물리쳤다. 김민석도 8강에서 주세혁을 4-2로 물리쳤다. 아깝게 결승 진출에 실패한 서현덕도 8강에서 윤재영을 꺾었다는 사실을 고려하면 세월의 변화를 실감하기에 충분했다.  

그러나 탁구계 관계자들은 당연한 흐름이라는 분석이다. 정상은과 김민석을 비롯해 서현덕과 정영식, 이상수 등 어린 선수들이 어느새 선배들을 근접하는 기량을 쌓았기 때문이다. 새로운 탁구 기술을 갖췄다는 것도 장점이다. 체력적인 면에서 앞선다는 것도 무시할 수 없다.
 
김택수 남자 대표팀 감독은 차세대 주자들의 성장을 인정하는 대표적인 인물. 김택수 감독은 "근래 국내 대회에서 기존 선수들이 우승을 거둔 대회가 없었다는 것을 무시하면 안 된다"면서 "어느새 어린 선수들이 국내 최고의 수준으로 성장했다. 이들이 국제 무대에 나설 때가 됐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물론, 차세대 주자들에게 성급한 기대가 금물이라는 지적도 있다. 아직 기량에 비해 경험이 미숙한 나머지 성적이 들쑥날쑥한 것이 문제다. 김민석도 "아직 시간이 필요한 것은 사실이다. 형들에 비해 경험이 부족하다는 사실을 깨달았다"고 인정했다. 그러나 국제 대회에 나서야 경험도 쌓이는 법이다.
 
강문수 삼성생명 총 감독은 해결책으로 대표팀의 이원화를 제시했다. 강문수 감독은 "솔직히 큰 대회는 아직 어린 선수들에게 기회를 주기는 어렵다. 그러나 오픈 대회들은 다르지 않나?"라면서 "앞으로 기존 대표팀 외에 유망주들을 상비군과는 다른 개념으로 지원하려고 한다. 많은 대회를 경험하게 도울 수 있다면 값진 미래가 따라올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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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월간 탁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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