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프로구단은 우승을 꿈꾼다. 프로야구 구단도 다를 게 없다. 누구나 마음 속에는 우승이라는 최종 목표를 갖고 있다. 8개 구단 중 4개팀은 포스트시즌 진출이라는 면죄부가 있다. 그러나 제리 로이스터 감독과 선동렬 감독이 물러난 것에서 나타나듯 4강 진출도 더 이상 면죄부가 되지 않는다. 하지만 여기, 4강 진출이 정말 시급한 팀이 있다. 4강 그 이전 꼴찌 탈출이 먼저일지도 모른다. 2년 연속 최하위 한화 이글스가 그렇다.
▲ 전력보강은 있었나
지난해 시즌 막판 최하위가 확정됐을 때 한화 구단 고위 관계자가 한마디했다. "2년 연속 꼴찌를 했는데 더 이상 꼴찌를 해서는 안 된다. 내년에는 정말 최선을 다해야 한다". 틀린 말이 아니다. 역대 프로야구에서 단일리그 체제 이후 2년 연속 꼴찌한 팀은 한화를 비롯해 OB·쌍방울·롯데가 있다. 이 가운데 3년 연속으로 최하위를 한 팀은 2001~2004년 4년 연속 꼴찌한 롯데밖에 없다.

올해마저 꼴찌를 한다면 한화도 롯데 못지않은 암흑기가 된다. 그만큼 2011년을 맞이하는 한화는 절박한 심정이다. 그러나 이렇다 할 전력보강이 없었다. 시즌 종료 후 한 구단 관계자는 "지금 이 상태로 어떻게 무슨 수로 내년에 가을잔치에 나갈 수 있겠나"라고 한탄했다. 또 다른 선수는 "전력보강이 없다면 내년에도 힘들다"고 털어놓았다. 객관적인 전력으로는 가을잔치 도전은 쉽지 않다는게 공통된 의견이다.
시즌 종료 후 한화는 전력보강에 적극적으로 움직이지 않았다. 트레이드는 애초부터 한화에서 내줄 선수가 마땅치 않아 여의치가 않았다. FA 시장에는 관심조차 안 보였다. 박진만이나 이혜천처럼 팀 전력에 도움이 될만한 선수들이 자유계약으로 풀려났지만 별다른 접촉을 가지지 않았다. 내년 시즌 기대할만한 선수로는 군제대 선수들과 신인 그리고 외국인선수밖에 없다. 모두 물음표가 있는 전력들이다.

▲ 내부 성장밖에 없다
지난해 한화는 김태균과 이범호의 공백에도 불구하고 3승을 더 거뒀다. 그러나 올해도 지난해만큼 전력약화가 생겼다. 중심타선을 지켰던 김태완과 힘있는 외야수 정현석이 군입대했다. 핫코너를 지켰던 송광민도 군문제로 못 뛴다. 투타에서 든든한 베테랑이었던 최영필과 이도형도 FA 시장에 나간 뒤 계약에 진전이 없다. 이범호 문제도 "조만간 해결될 것"이라는 전망과 달리 지지부진하다. 악재들만 쏟아지고 있다.
한화는 '젊고 강한 팀'이라는 목표아래 팀을 리빌딩 중이다. 젊은 선수들 위주로 강훈련을 통해 내부 성장에 기대를 걸고 있다. 그러나 리빌딩이라는 것도 구심점이 될 베테랑과 성적이 뒷받침돼야 한다. 한 야구인은 "리빌딩도 어느 정도 성적이 나야 잘 되는 것이다. 매일 지는 경기를 하는데 선수들이 어떻게 올바로 잘 성장할 수 있겠는가"라고 우려했다. 자칫하면 방향타를 상실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한화가 믿을 것은 내부 성장이다. 전 포지션에 걸쳐 경쟁 체제를 구축했다. 지난해 주전으로 활약한 선수들도 예외는 없다. 한대화 감독도 마무리훈련에서 훈련량을 두배로 늘리며 선수들을 강하게 몰아붙였다. 그럼에도 팀 분위기는 좋았다. 오는 8일부터 시작될 하와이 스프링캠프에서도 훈련량은 어마어마할 전망. 한대화 감독은 "선수들이 많이 따라왔지만 아직 멀었다"며 혹독한 스프링캠프를 예고하고 있다. 한 감독으로서는 모자와 지팡이를 갖고 마술을 부려야 할 상황이다.

▲ 시급한 총체적 보완
한화는 확실한 에이스와 4번 타자 그리고 포수를 보유하고 있다. 류현진 최진행 신경현은 내년에도 팀의 중심이 되어야 한다. 그러나 나머지 포지션은 철저하게 경쟁 체제로 돌아간다. 한대화 감독은 "모든 부분에 중점을 두고 훈련하고 연습해야 한다. 어디가 잘 되고 그런 게 없지 않나. 전체적으로 전부 다 끌어올려야 하는 상황"이라고 냉정하게 자체평가를 내렸다. 공수주 전체적인 보강이 필요하다는 이야기. 한 감독은 "선수들의 기량이 금방 올라오면 얼마나 좋겠나"라며 근심을 나타냈다.
마운드는 젊은 투수들이 키가 되어야 한다. '원투펀치' 류현진과 훌리오 데폴라를 제외하면 정해진 게 없다. 선발 자리를 놓고 유원상 김혁민 안승민 유창식 등이 경쟁한다. 불펜에는 양훈 윤규진 박정진 마일영 허유강 장민제 등이 있다. 베테랑 투수들이 대거 빠진 가운데 젊은 투수들의 성장이 시급하다. 한화는 지난 2년 연속 팀 평균자책점 꼴찌를 기록했다. 때문에 외국인선수 남은 한 자리도 투수로 채울 계획이다. 뒷문을 맡을 게 유력하다.
마운드만큼 야수 쪽 문제도 심각하다. 한화는 지난해 팀 타율이 2할4푼4리로 최하위였으며 팀 홈런도 104개로 7위였다. 팀 득점은 543점으로 최소였다. 최진행이라는 새로운 4번타자를 발굴했지만 그외에는 믿을 만한 방망이가 없다. 군에서 복귀한 한상훈 고동진 백승룡 등은 수비형 선수들이다. 재활 중인 장성호도 몸 상태를 완벽하게 만들고 돌아오겠다는 의지다. 전현태 김강 오선진 이상훈 김용호 나성용 등 젊은 선수들과 강동우 정원석 이대수 추승우 김경언 등 베테랑들이 신구조화를 이뤄야 한다.
한화는 지난해 한대화 감독의 목표대로 주루플레이에서 많은 발전을 보이며 팀컬러를 변모시켰다. 그러나 수비에서는 다소 아쉬움을 남겼다. 기본적인 것을 강조하는 한대화 감독의 스타일상 수비강화에 포커스를 맞출 것으로 보인다. 객관적인 전력상 쉽지 않은 한화로서는 실수와 실패를 줄이는 것이 승리로 가는 지름길이다. 한화의 총체적인 성장 바로 그 밑거름에는 기본을 지키는 것에 있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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