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이지석 미국통신원] 역시 원숭이도 나무에서 떨어지는 법인가 보다. '머니 볼'의 저자인 오클랜드 애슬레틱스의 빌리 빈 단장은 유망주들을 키워 메이저리그 톱스타로 만드는 데 탁월한 능력을 인정받은 인물이다.
팀 연봉이 늘 하위권에 맴돌면서도 애슬레틱스는 2000년대 아메리칸리그 최강팀 중의 하나로 군림해왔다. 하지만 최근에는 이렇다 할 성적을 내지 못하고 번번이 플레이오프 진출에 실패해 빈 단장의 명성에 흠집이 나고 있다.

가장 대표적인 사례는 콜로라도 로키스의 강타자 카를로스 곤살레스를 꼽을 수 있다.
이제 25세에 불과한 곤살레스는 지난 시즌 3할3푼6리로 내셔널리그 타율왕에 오른 것을 비롯해 34홈런 117타점을 기록했다. 딱 1년 반짝 성적을 올렸지만 그의 에이전트인 스캇 보라스는 7년 8000만 달러의 초대형 딜을 로키스와 체결하는 데 성공했다.
곤살레스는 지난 2007년 댄 해런과 트레이드로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를 떠나 애슬레틱스에 둥지를 틀었다. 그러나 빈 단장은 1년 후 올스타 출신 강타자 맷 할러데이를 영입하기 위해 곤살레스를 마무리 휴스턴 스트리트, 좌완투수 그렉 스미스와 함께 로키스로 트레이드하는 우를 범했다.
플레이오프 진출을 노리고 영입한 할러데이는 93경기에 출전해 2할8푼6리, 11홈런으로 기대를 저버렸다. 결국 포스트시즌 진출 희망이 사라지자 빈 단장은 할러데이를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로 트레이드시켰다.
카디널스에서 3할대의 타율을 되찾은 할러데이는 2010년 3할1푼2리 28홈런 103타점의 맹타를 휘둘렀다.
여기에 곤살레스는 한술 더 떠 내셔널리그 MVP 투표에서 3위에 오를 정도로 기량이 일치월장해 빈 단장을 머쓱하게 만들었다.
무명의 선수를 키워 메이저리그를 대표하는 스타급으로 만드는 데 일가견이 있다던 빈 단장이 연거푸 악수를 둔 셈이다.
최근 애슬레틱스는 일본인 강타자 마쓰이 히데키를 영입해 타선을 보강했다. 한 물 갔다는 평가를 받은 마쓰이가 좋은 성적을 낸다면 크게 실추된 빈 단장의 명예가 조금이나마 회복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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