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치부심' 임태훈, "이제 다시 끌어올릴 것"
OSEN 박현철 기자
발행 2011.01.05 10: 43

"허리는 이제 좀 괜찮아요. 아직 보직은 결정되지 않았습니다".
 
일장일단의 한 해를 보내며 그는 다시 한 번 의지를 불태웠다. 지난해 허리 통증 속에서도 선발-계투를 오가며 분투했던 임태훈(23. 두산 베어스)이 다시 한 번 스파이크 끈을 질끈 동여맸다.

 
2007년 서울고를 졸업하고 이용찬과 함께 두산에 1차 우선지명으로 입단한 임태훈은 그 해 계투진 핵으로 활약하며 신인왕 타이틀을 거머쥐었다. 데뷔 이래 2009시즌까지 계투 요원으로 활약하며 세 시즌 동안 임태훈은 24승 47홀드 11세이브를 수확하며 없어서는 안 될 선수로 활약했다.
 
지난해 미야자키 스프링캠프서부터 허리 통증으로 인해 시즌 준비에 차질을 겪던 임태훈은 5월서부터 선발 로테이션에 가담했다. 4선발로 시즌을 시작했던 이재우의 팔꿈치 부상 공백을 메우는 동시에 등판 휴지기 동안 허리 통증이 완화되길 바라는 전략이었다. 그러나 여전한 허리 통증으로 인해 임태훈의 선발 성적은 8승 10패 평균 자책점 5.20에 그쳤다.
 
피안타율 2할5푼7리와 이닝 당 주자 출루 허용률(WHIP) 1.30으로 세부 스탯은 그리 나쁘지 않았다. 그러나 선발 등판 시 무려 23개(총 27피홈런)의 홈런을 허용하며 피장타율이 4할7푼으로 높아진 이유가 컸다. 삼성과의 플레이오프 5경기서 모두 등판해 평균 자책점 1.29의 쾌투를 선보였으나 마지막 5차전서 패전 투수가 되는 비운까지 겪었던 임태훈이다.
 
결국 임태훈은 1억7000만원서 1억5500만원으로 연봉 삭감 통보를 받고 일찌감치 도장을 찍었다. 그나마 지난해 광저우 아시안게임 대표팀에 지각 승선해 한국의 금메달 획득에 기여한 뒤 선수로서 소중한 병역 특례를 얻었다는 것이 위안거리였다.
 
"아쉽기는 하지만 어쩔 도리가 있나요. 다시 좋은 활약으로 연봉을 끌어올려야지요".
 
이야기 도중 자신의 배번과 이름이 새겨진 유니폼을 갖고 있는 일본 열성팬의 격려에 고마운 마음을 감추지 못한 임태훈. "허리는 괜찮습니다"라며 의연한 모습을 보이려 애쓴 임태훈의 올 시즌 보직은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그러나 김경문 감독의 계약 마지막해라는 점을 감안하면 임태훈은 프로 데뷔 후 가장 익숙한 보직이던 셋업맨으로 리드 지키기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
 
"아직 보직이 결정되지 않아서 어떤 성적을 올리겠다는 확답은 못 드리겠습니다. 요새 5kg 이상 감량해서 주변 분들이 흠칫 놀라더라구요.(웃음) 잠실구장도 가고 웨이트트레이닝 시설도 찾으면서 몸을 만드는 중이에요".
 
사람이 살아가는 데 있어 언제나 승승장구할 수는 없는 법. 시련도 겪었으나 자신이 원하던 선발 보직에서 일말의 가능성도 비춘 동시에 값진 병역 혜택까지 얻은 임태훈의 시선은 이미 오는 4월 개막을 향해있다.
 
farinell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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