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뜻하게 GSL을 출발한 '황제' 임요환(31, 슬레이어스)이 두 가지 꿈에 도전한다.
임요환은 지난 4일 서울 신정동 곰TV스튜디오에서 열린 '2011 GSL 투어 1st' 32강 C조서 가볍게 2승을 올리며 16강 진출에 성공했다. 정상급 기량을 지닌 코드S 선수들이 모인 대회서 한 수 위의 기량으로 상대를 힘으로 누르면서 위력을 과시했다.
2011년을 맞는 임요환의 각오는 정말 남다르다. 30대 프로게이머 3년차에 접어든 그는 20대 초반인 2000년대 초반에 누렸던 절정의 기량을 10년이 지난 30대에 이뤄내겠다는 심사다. 즉 스타크래프트2 무대에서도 우승을 거머쥐겠다는 각오. 지난 2004년 프리미어리그 우승 이후 한 번도 누리지 못했던 우승이라는 꿈을 꾸고 있다.

임요환은 지난해 10월 전격적으로 스타크래프트2 전향을 선언했다. 소속팀 SK텔레콤이 그에게 이름 뿐인 30대 프로게이머 보다는 다른 보직을 권유했지만 새로운 길인 스타크래프트2 전향을 선택하면서 자신 보다 10년 이상 어린 후배들과 새로운 무대에서 경쟁을 벌이게 됐다.
첫 번째 데뷔 무대였던 GSL 오픈 시즌2서는 4강까지 진출하며 위력을 과시했지만 차기 대회인 오픈 시즌3에서는 32강서 조기 탈락하며 불안한 모습을 보였다. 전략 위주의 한계를 드러내면서 전문가들과 팬들의 불안한 눈길을 받았다.
임요환이 진정 노리는 것은 진정한 30대 프로게이머. 단순하게 명함뿐인 게이머 보다는 성과를 내면서 팬들에게 경기를 계속 보여주겠다는 것이 그의 바람이고 각오다. 일단 첫 관문인 32강전을 통과한 그는 다음 고비인 16강을 넘는다면 대진에 따라서는 4강 이상도 가능하다고 전문가들은 내다보고 있다.
실제로 32강전서 보여준 임요환의 기량은 한층 단단해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우선 전략적 중심의 패턴에서 전략이 실패할 경우 무너졌던 예전과는 달리 힘있는 운영전을 가능케하며 박상익을 요리했다. 짜임새가 좋아진 경기력과 경기 중간 중간 가미된 새로운 시도가 눈에 띈다.
임요환은 "지금은 다음 단계만 생각하고 있다. 한 계단 한 계단 통과하다보면 마지막 목표인 우승에 가까워지지 않을까 한다"며 최종 목표는 GSL 투어 우승임을 숨기지 않았다. 스타일 변신에 성공한 임요환이 무리한 일정과 심리적인 부담감만 덜어낸다면 그의 우승 가능성은 그만큼 높아진다. 진정한 30대 프로게이머와 함께 우승 행가래까지. 전혀 불가능한 꿈은 아니다.
scrapper@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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