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리플더블 가뭄. 역시 원주 동부 '보물' 김주성(32·205cm)이 깼다. 정확히 1년 만에 작성된 트리플더블이었다.
김주성은 5일 원주치악체육관에서 열린 2010~2011 현대모비스 프로농구 서울 SK와 홈경기에서 35분14초를 뛰며 14점 10리바운드 10어시스트를 기록했다. 올 시즌 프로농구 1호이자 개인통산 3호 트리플더블. 지난해 2월9일 부산 KT 제스퍼 존슨이 전주 KCC를 상대로 14점 13리바운드 10어시스트로 트리플더블을 작성한 이래 프로농구에서 10개월27일 만에 나온 트리플더블이다.
토종 선수로 한정하면 김주성의 존재 가치가 더욱 돋보인다. 이날 경기 이전까지 마지막 토종 선수 트리플더블의 주인공도 다름 아닌 김주성이기 때문이다. 김주성은 정확히 1년 전인 지난해 1월5일 안양 KT&G(현 인삼공사)와 원정경기에서 10점 10리바운드 11어시스트로 트리플더블을 작성한 바 있다. 이것이 국내선수 마지막 트리플더블이었는데 꼭 1년 만에 김주성이 스스로 가뭄을 깼다.

최근 오른쪽 발목 부상으로 정상 컨디션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경기출장을 강행하고 있는 김주성은 1쿼터에 2점 2리바운드 1어시스트로 크게 돋보이지 않았다. 김주성이 존재감을 보이지 못하자, 동부도 우왕좌왕한 사이 1쿼터를 16-18로 뒤졌다. 하지만 2쿼터에만 김주성이 4점 4리바운드 2어시스트로 분발하자 경기 분위기가 반전됐다. 전반을 마쳤을 때 동부는 35-31로 경기를 뒤집어놓았다.
3쿼터에 김주성의 위력이 하늘을 찔렀다. 강동희 감독이 심판판정에 격하게 항의하다 퇴장당했지만 동부에는 김주성이 있었다. 강 감독 퇴장 후 첫 공격에서 골밑을 공략하며 SK 테렌스 레더를 4파울로 몰아냈다. 이후 자신에게 수비가 집중되자 외곽으로 빠르게 볼을 빼줬다. 안재욱의 3쿼터 깜짝 3점포 3방은 모두 김주성의 손 끝에서 시작된 것이었다. 3쿼터에만 4점 3리바운드 5어시스트. 3쿼터 종료시 10점 10리바운드로 이미 더블더블을 작성한 김주성은 어시스트도 8개나 해내며 트리플더블에 근접했다.
4쿼터에 빅터 토마스와 앨리웁 플레이를 성공시키며 어시스트 1개를 추가한 김주성은 4쿼터 중반 승부가 동부 쪽으로 기울어지자 남은 어시스트 1개를 추가하기 위해 움직였다. 종료 2분40초를 남기고 김주성은 골밑으로 컷인해 들어가는 토마스에게 날카로운 패스를 찔러줬다. 토마스가 깔끔하게 마무리하면서 김주성의 10번째 어시스트가 완성됐다. 트리플더블이 작성되는 순간. 김주성은 종료 1분57초를 남기고 벤치로 물러났다. 동부도 83-63으로 대승했다.
동부 강동희 감독은 트리플더블 가뭄을 깰 후보로 김주성을 꼽은 바 있다. 높이와 시야를 두루 두루 갖춘 선수이기 때문이었다. 김주성 역시 "트리플더블은 득점도 해야 하지만 리바운드와 궂은일까지 해야 가능한 것이다. 매경기 노력하다 보면 트리플더블이 가능하지 않겠나. 기회가 생기면 트리플더블에 도전해보겠다"고 약속했다. 그 약속을 지킨 김주성은 자신이 왜 최고 선수인지를 또 한 번 증명해냈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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