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명 신인 안재욱, 1위 동부의 '깜짝 카드'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1.01.06 07: 34

원주 동부 김주성은 지난 5일 서울 SK전에서 트리플더블을 작성했다. 11개월 만에 나온 귀중한 트리플더블.
 
최고의 지원자는 김주성의 어시스트 10개 중 4개를 3점슛으로 받아먹은 신인 포인트가드 안재욱(24·175cm)이었다. 안재욱은 이날 자신의 한 경기 최다 득점(20점)을 몰아넣으며 김주성 못지않은 팀 승리의 주역을로 떠올랐다.

유희형-김동광-강동희-신기성-김승현 등 특급 포인트가드의 산실인 송도고를 거쳐 중앙대를 졸업한 안재욱은 지난해 신인 드래프트에서 1라운드 전체 8순위로 동부에 지명됐다.
 
그러나 작은 신장이 문제였다. 옥범준(SK·174cm) 다음으로 작은 프로농구 두 번째 최단신. 작은 키 때문에 프로에서 성공할 수 있을지 의심의 눈초리를 받았다. 강동희 감독의 초중고 직계후배라는 점도 오히려 부담이 됐다.
시즌 초반만 하더라도 안재욱은 별다른 두각을 나타내지 못했다. 주전 포인트가드 박지현이 공수에서 존재감을 과시하면서 기회가 많이 돌아오지 않았다.
 
하지만 박지현이 발가락 티눈으로 결장한 지난달 31일 전주 KCC전부터 주전으로 기용됐다. 1월 2일 부산 KT전에서 풀타임(39분38초) 가까운 시간을 소화하며 2점 5어시스트 2스틸로 가능성을 확인했다. 빠른 발로 압박하고 도움수비를 가는 부지런함이 일품이었다.
결국 5일 SK전에서 대폭발했다. 강동희 감독의 퇴장으로 분위기가 넘어갈 뻔한 3쿼터 중반. 안재욱은 김주성으로부터 받은 패스를 3점슛으로 연결시켰다. 좌중우 가리지 않고 무려 3차례나 반복된 이 플레이로 분위기는 다시 동부 쪽으로 넘어왔다.
 
안재욱은 이날 3점슛 7개 중 6개를 적중시키는 고감도 슛감각을 자랑하며 데뷔 후 최다 득점을 올렸다. 이날 경기 전까지 3점슛이 약점으로 지적됐지만 이날 그간의 지적을 모두 씻어내는 3점슛 세례를 퍼부었다.
현역 시절 당대 최고의 포인트가드로 명성을 떨쳤던 강동희 감독은 안재욱에 대해 "키가 작은 게 흠이지만 믿고 맡길 만한 선수"라고 평가했다. 강 감독은 "아직 박지현의 공백을 메우기는 부족한 게 사실이다. 하지만 대학시절부터 포인트가드로서 수비나 리딩에서 제 몫을 했다. 발전 가능성이 있는 선수"라며 기대감을 나타냈다.
안재욱은 "아직 신인이고 무명이다. 꼬마라는 말도 많이 듣는데 작은 고추가 맵다고 하지 않나. 코트 위에서 압박하고 붙는 수비로 가드들을 괴롭히겠다"고 당찬 각오를 내비쳤다. 동부도 당분간 박지현의 출장이 어렵지만 급성장하고 있는 안재욱의 가능성을 발견하며 한시름 덜 수 있게 됐다.
주전과 비주전의 극심한 기량차가 약점으로 지적되는 동부에게 있어 안재욱의 성장은 박지현의 부담을 덜어줄 수 있는 최적의 카드. 강동희 감독의 조련 아래 성장할 안재욱의 앞날에 관심이 모아진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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