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한화는 철저하게 '비밀주의' 컨셉이다. 8개 구단 중 유일하게 한 건의 연봉계약도 발표하지 않고 있다. 금방이라도 돌아올 것처럼 보였던 이범호(소프트뱅크) 복귀 협상도 비밀리에 진행되고 있다. 지난 겨울 한화는 이렇다 할 전력보강도 없었다. 한대화 감독의 속만 바짝바짝 타들어간다.
지난 5일 구단 시무식에서 한 감독은 선수들에게 '악바리 근성'을 강조했다. 과거 해태 시절 악바리 근성으로 한국시리즈 우승을 밥먹듯 이끌었던 해결사답게 선수들의 정신을 재무장시켰다. 한 감독은 "우리팀은 실력도 실력이지만 악바리 근성이 많이 모자라다. 정신력 강화가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나 악바리 근성도 팀의 사기와 기본 전력이 밑바탕되어야 가능한 것을 한 감독도 잘 알고 있다.
한화는 최근 연봉협상 때문에 잡음이 솔솔 새어나고 있다. 지난해 팀 연봉 최하위였던 한화는 2년 연속 최하위를 한 만큼 인상 폭을 크게 가져갈 수 없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지난해 주전으로 쏠쏠한 활약을 펼친 선수 상당수가 저연봉이었다는 점에서 마찰음을 일어나고 있다. 당장 8일부터 하와이로 넘어가 전지훈련을 치러야하지만 아직도 계약이 이뤄지지 않아 한 감독의 고민도 커져간다.

한 감독은 "연봉 문제로 선수들의 사기가 떨어진 건 사실"이라고 인정했다. 이어 "사기가 떨어진 상태에서 훈련에만 신경쓰기도 쉽지 않다. 훈련에 지장이 생길 수 있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실제로 한화에는 저연봉 선수들이 많다. 한 감독은 "워낙 연봉들이 적어 벌금도 함부로 물릴 수 없다"고 농담했다. "모든 선수들이 계약을 끝내고 전지훈련을 갔으면 하는 바람"이라는 게 한 감독의 희망이다.
한 감독이 말한 '계약'에는 연봉 문제와 함께 이범호에 대한 중의적인 의미도 있다. 이범호 복귀 협상이 시작된지 한 달이 훌쩍 넘었지만 별다른 소식이 들리지 않고 있다. 한 감독은 "잘 되어가고 있다고 얘기만 들었지 자세한 사정은 나도 잘 모른다. 다만 본인이 돌아오고 싶어한다는 의사는 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아무래도 돈이 아니겠나"라고 말했다.
올해 한화는 투타 모두 큰 고민거리들을 안고 있다. 특히 김태완이 군입대하면서 공백이 생겨버린 중심타선이 우려된다. 한 감독은 "중심타선에 최진행밖에 없다. 그러니 이범호가 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도 이범호가 복귀하지 않을시 상황도 대비해 놓았다. 한 감독은 "정원석을 마무리훈련 때부터 3루 수비를 시켰다"며 "우리팀이야말로 용병 3명 써야 한다"는 농담 아닌 농담을 뱉었다.
또 다른 계약으로는 외국인선수건이 남아있다. 훌리오 데폴라와 재계약한 한화는 남은 외국인선수 한 자리를 투수로 채운다. 한 감독은 "불펜진에 좌완 투수가 박정진 하나뿐이다. 박정진을 중간으로 돌리고 외국인 투수를 마무리로 기용할 생각이다. 타선도 많이 부족하지만 일단 마운드라도 안정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계약이 빨리 되어야 할텐데…"라며 근심 어린 표정을 짓고 있는 한대화 감독. 과연 한화가 여러 계약들을 이끌어내며 한 감독의 부담을 덜어줄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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