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부탁드립니다, 우리 2군".
'210승 레전드' 한화 송진우 2군 투수코치가 지도자로 첫 발을 뗐다. 송 신임코치는 지난 3일 한화의 새해 첫 훈련부터 본격적인 지도에 나섰다. 지난해 1년간 일본프로야구 요미우리 자이언츠에서 지도자 연수를 마치고 돌아온 송 코치는 올해 2군 투수코치로 팀 재건작업에 참여한다. 한국프로야구 역사를 쓴 전설적인 투수가 이제는 새로운 전설들을 길러내야 할 임무를 맡게 됐다.
송 코치는 "처음하는 코치라서 부담이 되고 어려움도 있다. 하지만 요미우리에서 배운 게 많은 도움이 됐다. 21년 선수생활과 함께 그런 노하우를 접목시켜 후배들을 열심히 잘 가르치겠다"고 의욕을 나타냈다. 지난 2년 연속 팀 평균자책점 최하위에 그쳤던 한화는 1군, 2군 가릴 것없이 투수들을 키워야 할 입장이다. 어린 투수들이 많은 2군에서 송 코치의 역할이 보다 중요해진 상황이다.

송 코치는 "2년 연속 최하위를 해서 팬들이 많이 실망하셨을 것"이라며 "그럴 일이 있어서는 안 되겠지만, 혹시라도 1군 투수들 쪽에서 공백이 생긴다면 2군에서 잘 메울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2군 투수 11명을 전담하고 있는 송 코치는 "선수 시절에는 내 몸과 컨디션만 신경쓰면 됐지만 코치로는 여러 선수들을 살펴야한다. 몸 상태를 일일이 체크하는 부분이 쉽지 않다"며 지도자의 고민도 드러냈다.
겸손을 보이는 한편, 자신감도 엿보였다. 송 코치는 "선수생활을 오래했다. 좋은 코치님들 밑에서 많이 배우고 여러 경험을 쌓았다"며 "개인적으로 자신이 있다. 좋은 후배 선수들이 많은데 뒤에서 열심히 뒷바라지하겠다"고 힘줘 말했다.
무엇보다 선수들의 젊음과 가능성이 송 코치를 설레게 한다. 그는 "어린 선수들이 정신이 맑아 이야기하면 잘 받아들인다. 젊기 때문에 훈련하면 성장이 빠르다. 희망적이다"고 했다. 그러면서 송 코치는 "이제 가르친지 이틀이 지났는데 어린 선수들이 정신과 멘탈적인 부분에서 많이 약하다. 정신적인 부분을 주입시키는데 신경 쓰고 있다"며 보완해야 할 점도 명확하게 밝혔다.
현역 때 스타로 군림한 선수가 지도자로는 성공하기 어렵다는 속설이 있다. 송 코치는 혹시 모를 '스타 지도자'에 대한 편견을 차단했다. 그는 "나 혼자 잘해서 될 수 있는 게 아니다. 선수들과 함께 호흡하겠다. 전부 아들뻘이니까 같이 호흡을 잘 맞춰서 격의없이 지내겠다"며 "팬들께서 기대하시는 만큼 부족한 부분을 하루하루 잘 메워나간다면 언젠가 좋은 모습을 보일 것으로 기대한다"고 자신있게 말했다.
레전드 코치의 새로운 출발. 전력보강이 없는 한화로서는 '송진우 매직'에도 기대를 걸 만하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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