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판 계약' 심수창, "팀분위기 깨고 싶지 않았다"
OSEN 박광민 기자
발행 2011.01.06 08: 19

"나 때문에 팀 분위기가 깨지는 건 원치 않아 도장을 찍었다".
'신연봉체제' 때문에 대폭 삭감을 통보 받은 LG 트윈스 심수창(30)이 5일 오후 사이판 스프링캠프 떠나기 직전 올 시즌 연봉 계약을 마쳤다. 훈련 참가 투수조 가운데 가장 늦게 사인했다. 지난해 연봉 7000만원에서 57.1%인 4000만원이 삭감된 3000만원이었다. 쉽지 않은 결정이었지만 그는 팀을 위해서 자신의 뜻을 굽혔다.
심수창은 5일 사이판으로 출국 전 인천공항에서 OSEN과 만난 자리에서 "조금 서운하기도 하고 얼떨결에 사인을 했다"며 아쉬움을 토로한 뒤 "무엇보다도 나 때문에 우리 팀 분위기가 깨지는 모습을 보고 싶지 않아 사인을 했다"고 말했다.

심수창은 지난 시즌 초 2선발로 출발했지만 제구가 흔들리며 2군으로 내려갔다. 이어 1군에 복귀했지만 잘 해야 한다는 지나친 부담감 때문에 순간순간 위기를 극복하지 못하며 12경기에서 4패 1홀드 평균자책점 7.57로 시즌을 마쳤다.
단순히 올 시즌 성적만 놓고 보면 심수창의 연봉은 삭감 사유다. 그러나 2006년 데뷔 첫 10승을 거두고 2500만원 인상, 2007년 전천후 출격하며 56경기에 등판 1900만원 인상에 그쳤다. 이때만 해도 LG는 입단 연차와 성적을 고려한 전통적인 연봉 시스템을 시행해 심수창의 인상율은 그리 높지 않았다.
그러나 이번 겨울부터 시행된 '신연봉체제'는 연차를 없앤 말 그대로 당해 성적만 놓고 평가해 4년 동안 끌어 올려놓은 연봉을 모두 삭감 당했다. 심수창 역시 올 시즌 성적만 놓고 보면 할 말이 없지만 하루 아침에 시스템이 바뀌어 자신이 꾹 참고 팀을 위해 공을 던졌던 시즌 성적은 평가를 받지 못한 것에 대한 아쉬움이었다.
그렇지만 심수창은 "올해 잘 하는 수밖에 없지 않느냐"며 올 시즌 부활을 다짐했다. 일단 든든한 지원군 최계훈(51) 투수 코치가 LG로 복귀해 심수창은 천군만마를 얻었다. 4년 만에 다시 만난 스승과 제자의 마음이 다시 뭉친 가운데 심수창이 올 시즌 화려한 부활을 할 수 있는 중요한 요소 중 하나다.
심수창도 "2006년 10승 할 때 최 코치님과 함께 했었다. 새벽까지 코치님께서 많이 가르쳐 주셨다"며 "아무것도 보여주지 못해서 구단에게 죄송했다. 내년에는 꼭 좋은 모습 보여드리고 싶다"고 다짐했다. 
우완투수 출신인 최계훈 코치는 안정된 투구폼을 바탕으로 하체 이용을 강조하는 스타일로 알려졌다. 최 코치는 지난 2006년 LG 1군 투수 코치로 일하다 시즌 중반 2군으로 내려갔다. 이후 인천고 감독을 맡다 지난해 9월 28일자로 LG 1군 투수 코치로 복귀했다.
최계훈 코치도 열심히 훈련하는 심수창을 보며 만족감을 나타냈다. 특히 심수창은 진주 마무리캠프를 통해 튼튼한 하체를 만들었으나 연봉 문제로 맘 고생을 하며 몸무게가 무려 5kg이나 빠졌다. 몸도 다시 만들어야 하는 상황이다.
출국 전 심수창의 얼굴에서는 여전히 아쉬움이 조금 남아 보였지만 "모든 것 잊고 다시 운동에만 전념하겠다"고 굳은 각오를 내비치고 비행기에 올랐다.
agass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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