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IFA회장 블래터 '정몽준 죽이기' 왜?
OSEN 우충원 기자
발행 2011.01.07 06: 59

정몽준(60) 대한축구협회 명예회장은 지난 6일(한국시간) 카타르 도하의 쉐라톤호텔에서 열린 아시아축구연맹(AFC) 총회 FIFA 부회장 선거에서 알리 빈 알 후세인(36) 요르단 왕자에 져 낙선했다.
총 투표수 45표 가운데 정몽준 명예회장은 20표를 얻어 25표의 알 후세인 왕자에 패했다.
1994년 처음 FIFA 부회장에 당선됐던 정몽준 명예회장은 이로써 FIFA 부회장과 집행위원 자격을 모두 잃었다.

이날 정 명예회장을 꺾고 FIFA 부회장에 오른 알리 빈 알 후세인 요르단 왕자는 압둘라 현 요르단 국왕의 이복동생이다. 지난 1999년 요르단축구협회장에 오른 알 후세인 왕자는 이제 최연소 FIFA 집행위원이 됐다. 현재 집행위원 24명 대다수는 60대다.
알리 왕자는 2001년 서아시아 축구연맹(WAFF)을 창설해 회장을 맡고 있다. 그는 13개 회원국(레바논 바레인 사우디아라비아 시리아 UAE 예멘 오만 요르단 이라크 이란 카타르 쿠웨이트 팔레스타인)을 거느리고 있는 WAFF를 통해 중동지역에서 큰 영향력을 행사해 왔다.
그는 이번 FIFA 아시아 지역 부회장 선거에서 블래터 회장, 아랍축구연맹(UAFA)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사실상 '정몽준 죽이기'에 나선 블래터 회장의 힘을 얻은 알 후세인 왕자는 모하메드 빈 함맘 아시아축구연맹(AFC) 회장에 대한 견제 세력이기도 하다. 이날 총회 회의장에서는 블래터 회장과 함맘 회장의 만남 보다는 알 후세인 왕자가 오히려 더 부각됐다.
세계 축구계의 야당 대표 격인 정몽준 FIFA 부회장과 아시아 축구에서 세력을 키워가고 있는 함맘 회장을 모두 견제하기 위해서 블래터 회장은 새로운 세력이 필요할 수밖에 없었다.
영국 텔레그라프는 총회가 끝난 후 "제프 블래터 FIFA 회장의 집요한 비판자이자 라이벌이었던 정 부회장이 (FIFA 집행위원회에서)퇴장당했다. 정 부회장의 낙마로 오는 6월 FIFA 회장 선거를 앞둔 블래터 회장의 지위가 더 강해졌다. 정 부회장은 블래터 회장에 대적하겠다는 뜻을 밝혔지만 이번 선거 결과로 그 계획의 현실성이 사라졌다"고 분석했다.
특히 알 후세인 왕자의 경우 중동의 다른 국가들처럼 막대한 자금력을 지니지 못한 상황에서 이번에 부회장에 당선된 것은 블래터 회장이 자신을 지지할 세력을 새롭게 키우기 위한 것으로 풀이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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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도하(카타르)=우충원 기자 10bird@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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