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형래·진중권-동방·JYJ '안티야 홍보대사야'
OSEN 이혜린 기자
발행 2011.01.07 09: 34

 영화계와 가요계가 앙숙으로 인한 본의 아닌 설전이 오히려 큰 홍보효과를 낳는 아이러니를 연출하고 있다.
 
 진중권은 심형래를 두고 ‘불량품을 판 가게’로 표현해 네티즌들로 하여금 ‘그 가게가 이번에는 뭘 팔고 있나’ 궁금하게 만들었고, 동방신기와 JYJ는 크고 작은 일로 신경전을 치르며 서로의 이슈에 끝없는 땔감을 공급하고 있다. 의도하진 않았겠지만, 결과적으론 서로의 홍보대사 역할을 한 셈이다.

 심형래의 신작 ‘라스트 갓 파더’는 지난 6일까지 150만명의 관객을 모았다. 최근 큰 이슈가 별로 없었던 영화계에서, 초반 바람몰이에 꽤 성공한 케이스로 손꼽힌다.
 이같은 바람몰이의 선두에는 아이러니하게도 진중권이 있었다. 심형래의 전작 ‘디 워’ 개봉 당시 이 영화를 직설적으로 비판해 뜨거운 논쟁을 일으켰던 진중권은 이번에도 ‘라스트 갓파더’에 대한 많은 질문을 받았을 터. 진중권은 트위터를 통해 “난 한 번 불량품을 판 가게에는 다시 들르지 않는 버릇이 있어서 이번엔 봐 드릴 기회가 없을 것 같다”며 ‘라스트 갓파더’와 관련한 이슈에 동참하지 않겠다는 의도를 확실히 했다.
 그러나 불량품이라는 자극적인 단어는 즉각 네티즌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진중권과 ‘라스트 갓파더’, ‘불량품’은 검색어 순위 상위권을 휩쓸었고, 이는 대중에게 ‘디 워’ 열풍을 다시 떠올리게 한 효과를 거뒀다. 심형래로서는 감사할 일이다. 진중권 또한 “세상에 이틀 사이에 팔로워가 4천 명이 늘었습니다. 옛날 같으면 3/4가 안티, 1/4가 프로였을 텐데, 이번엔 그 비율이 뒤집어진 듯”이라고 글을 올렸다.
 7일 KBS ‘뮤직뱅크’로 컴백하는 동방신기도 첫 무대를 보여주기도 전에 이슈의 한복판에 섰다. 때깔 좋은 뮤직비디오와 열렬한 국내외 팬들의 반응, 고난이도의 퍼포먼스도 화제지만, 동방신기와 관련한 기사가 수백 개 쏟아지도록 도와준(?) 사람들은 다름 아닌 JYJ다.
 시아준수는 지난 6일 트위터를 통해 “우리가 떨어져 있어도 이건 아니었잖아, 형. 우리 같은 생각이었잖아”라면서 “우리 다섯 모두의 적이라고. 똑같이 그렇게 생각했었는데. 모두의 적만은 아니었나봅니다. 우리가 같이 적이라고 생각해 왔었던 것들에 감사를 표한다는 거. 같이 하지 못한 시간동안 많은 일이 있었나봅니다. 너무 지치네요”라고 그 누가 봐도 유노윤호와 SM을 떠올릴만한 글을 올렸다.
 시아준수의 이같은 발언은 유노윤호의 새 앨범 ‘땡스투’ 멘트 때문인 것으로 풀이한다. 유노윤호가 “항상 저희를 믿어주시는 아버지 같은 SM의 보스 이수만 선생님. 창민아 우리 성장한 만큼 이제 함께 보여줄까? 자! 동방신기 2막! 지금부터 시작합니다!”라는 글을 남긴 것. 큰 이슈가 될 일이 아니었음에도 불구하고, 시아준수의 트위터 덕분에 이 ‘땡스투’는 한번 더 주목받게 됐다.
 시아준수는 자신의 트위터가 화제를 모은 후 또 돌연 “다 사랑해야지. 모든 걸 감싸 안아야지. 그 전부를 내가 품어야지. 그래야지”라며 슬쩍 발을 뺐다.
 이에 앞서 동방신기 역시 JYJ의 존재를 크게 이슈화시킨 바있다. 이들의 신곡 ‘왜’에서 “넌 정말 예쁘지만 너무 다른 너의 속이 난 너무 두려워”, “네가 없다면 난 무너질 거라 믿겠지. 예전부터 넌 그건 착각이라고”, “난 정말, 정말 슬펐다. 철이 없던 네가 혹시라도 나쁜 사람 만날까” 등의 가사가 JYJ를 가리킨 게 아니냐는 의혹이 생겨난 것.
 이 사안은 신곡 발표로 인한 하루 이슈로 끝날 뻔 했으나 이틀 후 영웅재중이 다시 불을 지폈다. 그는 트위터 프로필을 ‘You keep your head up and keep an open mind’로 바꾸며 동방신기 ‘왜’의 부제인 ‘keep your head down'에 화답, 화제를 모았다.
 이쯤 되니 영화계와 가요계에서는 “너희들, 사실은 같은 편이지?”, “역시 안티도 팬이다”라는 우스갯소리도 나온다. 특히 홍보관계자들은 이같은 노이즈 효과와 흥행 여부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는 상황이다. 한 홍보전문가는 “긍정적인 이슈보다는 부정적인 이슈가 역시 파급력이 크다는 사실을 또 한번 확인한다”면서 “이같은 설전들로 초반 바람몰이는 확실히 도움을 받은 것 같다”고 평했다.
rinn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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