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이 지목한 '2011 히든카드' 김성배
OSEN 박현철 기자
발행 2011.01.07 14: 00

"얘가 올해 히든카드야. 굉장히 기대 중이지".
 
이야기와 함께 김경문 두산 베어스 감독은 1군 선수단 뎁스 테이블서 한 명의 명찰을 위로 끌어올려 선발진 로테이션 끝자리에 붙였다. 주인공은 9년차 사이드암 김성배(30)였다.

 
2003년 건국대를 졸업하고 2차 5순위(1999년 지명)로 두산에 입단한 김성배는 2005년 8승을 올리며 최약체로 꼽혔던 두산의 한국시리즈 진출까지 이끄는 주역 중 한 명으로 활약했다. 그러나 이듬해 팔꿈치 부상으로 전열 이탈한 뒤 곧바로 상무에 입대했고 그동안 발군의 활약상을 선보이지 못하며 아쉬움을 비췄다.
 
그러나 지난해 9월서부터 김성배는 자신의 진가를 발휘했다. 시즌 중반 생각만큼 야구가 늘지 않아 은퇴까지 심각하게 고려했던 김성배는 지난해 9월 7일 문학 SK전서 5이닝 1피안타 무실점 선발승을 기록하는 쾌투를 보여줬다. 당시 SK의 선발투수는 에이스였던 카도쿠라 겐이었다.
 
삼성과의 플레이오프 2경기서도 김성배는 무실점 호투를 펼쳤다. 특히 혈투가 되었던 10월 11일 잠실 4차전서 김성배는 2⅓이닝 4실점으로 무너진 선발 홍상삼을 구원해 2이닝 1피안타 무실점으로 활약했다. 비록 팀 승리로 이어지지는 못했으나 추격전의 발판을 마련한 수훈이었다.
 
막판 가능성을 발휘한 김성배는 현재 김 감독으로부터 선발진의 히든카드로 지목된 상황. 7일 잠실구장서 만난 김성배는 "유망주에요. 유망주", "차세대 선발 유망주"라는 동료들의 농담에 쑥스러운 표정을 지으면서도 목표를 확실히 했다.
 
다음은 김성배와의 일문일답이다.
 
- 김 감독이 많은 기대를 쏟더라. 일전에 언질을 받은 것이 있는가.
 
▲ 미야자키 마무리훈련 때 감독께서 "네가 나이가 몇이지"라고 여쭤보셔서 "서른하나입니다"라고 답했다. 그러자 "나이 생각지 말고 신인의 자세로 남들보다 더 뛰고 뒤에서 처지지 말라"고 하시더라. 그래서 젊은 선수들과 똑같이 훈련했다. 숨이 턱밑까지 차올랐지만 그래도 죽어라했다. 이제 나도 진짜 야구를 할 나이가 되었으니 계속 열심히 하겠다. 확실한 관심 덕택에 동기부여도 되는 만큼 예년과는 틀린 모습을 보여주겠다.
 
- 프로 초년생 당시에는 단조로운 투구 스타일이었다. 선발 보직에서 뛰려면 변화구 옵션이 조금 더 많아야 할 텐데.
 
▲ 체인지업류는 이제 자신있게 던질 수 있다. 이전에는 보여주는 커브 한 번 던지고 결정구로 직구를 선택했는데 좌타자를 상대하는 데 어려움이 있었다. 거의 안타 아니면 볼넷이었으니까. 그러나 지금은 체인지업 구사력이 좋아져 좌타자를 상대로도 자신있다.
 
- 건국대 시절 국가대표도 역임했지만 부상이 많은 투구폼이라는 평을 받았다. 김 감독도 입단 초기 투구폼을 수정하느라 시일이 오래걸렸다고 하던데.
 
▲ 초반 수정하는 투구폼이 몸에 안 맞았다. 대학 4년 간 던졌던 자세를 버리니 데뷔 해에는 힘껏 던져도 127km 정도 밖에 나오지 않았다. 1~2년 간은 익히느라 고생이 많았는데 2005년 8승을 올리며 나아졌다. 별로 한 게 없는 것 같은데 벌써 9년차가 되었다. 애들이 다들 "신인이다. 유망주다"라고 놀리더라.
 
- 올 시즌 목표를 묻겠다.
 
▲ 선발진 합류 가능성도 언급되었는데 만약 시즌 때 기회가 된다면 절대 놓치지 않을 것이다. 시즌 끝까지 자리를 지키며 최소 10승을 거두고 싶다.
 
- 지난해 이재곤(롯데)이 가능성을 비췄지만 최근에는 사이드암, 언더스로 선발 투수가 희귀한 것은 사실이다. 그만큼 차별화 전략이나 스스로의 각오도 더욱 굳건히 새겨야 할 텐데.
 
▲ 프로야구 전체를 돌아봐도 오버스로 투수에 비해 잠수함 선발이 드물었던 것은 사실이다. 특히 오른손 잠수함 투수는 오른손 타자 몸쪽 제구가 다들 쉽지 않다. 우타자 몸쪽 공략법을 확실히 익혀 절대 타자에게 만만하게 비춰지지 않는 투수가 되고 싶다.
 
farinell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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