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홈런 100타점이 개인 목표지만 그보다 팀 우승이 먼저입니다. 이제는 말보다 행동으로 보여 드려야지요".
2010년은 최준석(28. 두산 베어스)에게 더없이 값진 한 해였다. 3할2푼1리 22홈런 82타점 생애 최고 성적을 기록하며 포스트시즌 단골 진출팀의 당당한 중심 타자 중 한 명으로 우뚝 섰다. 게다가 SK 우승의 일등공신인 박정권과의 1루수 골든글러브 경쟁서 승리하며 생애 첫 골든글러브도 수상했다. 뛰어난 활약을 펼치며 연말에는 동생 준민씨의 결혼식도 성공적으로 마쳤다.

2009년 처음으로 3할 타율에 성공한 최준석은 2년 연속 3할 타율로 정확성과 장타력을 두루 갖춘 타자로 자리매김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팀은 2년 연속 3위에 그치며 이제는 10년 만의 한국시리즈 우승을 기다리는 처지가 되었다.
2011년은 최준석에게 더욱 중요한 한 해다. 야구 시작 이래 단 한 번도 우승과 인연이 없었던 데다 올 시즌 후에는 병역 의무를 이행해야 한다. 7일 잠실구장서 만난 최준석의 각오는 그래서 더욱 뜨거웠다.
"지난해는 정말 의미있는 한 해였지요. 20홈런도 때려내고 골든글러브도 타고 동생도 결혼하고. 그런데 팀이 우승하지 못한 아쉬움이 너무 큽니다. 그 점 하나로 한 해 농사에 커다란 흠집이 생겼네요".
지난해 시작이 마냥 순조로웠던 것은 아니다. 20kg 가량 감량하며 가벼운 몸으로 미야자키행 비행기에 올랐던 최준석은 훈련 초반 1루 수비 훈련 도중 왼쪽 어깨가 빠지는 탈구상을 입었다. 그로 인해 그는 전지훈련 마지막까지 제대로 된 훈련을 하지 못했고 시범경기 막판에야 실전 투입되었다.
"그래도 그 부상 덕분에 오히려 전화위복이 된 것 같아요. 더욱 긴장하고 플레이 하나하나에 집중하게 된 계기가 되었으니까. 그 시간에 운동을 못한 것은 아쉽지만 오히려 좋은 성적을 올리는 자극제가 된 것 같습니다".
팬들에 더욱 고무적인 것은 최준석의 세부 성적이 A급 타자에 더욱 가까워지고 있기 때문. 지난해 타율 3할2푼1리를 기록한 최준석의 출루율은 3할9푼7리이며 장타율은 5할4푼3리(4위)에 달했다. 타율 3할 대-출루율 4할 대-장타율 5할 대 이상으로 대표되는 A급 타자의 기준에 확실히 다가선 최준석이다. 그 가운데 불리한 볼카운트서도 주눅들지 않는 적극적 타격이 한 몫 했다.
"단순하게 볼을 골라내는 능력 자체는 큰 변화가 없다고 생각해요. 다만 삼진을 당하더라도 적극적으로 덤비는 자세가 성적 향상의 수단이 된 것 같습니다. 위축되지 않고 타석에 나서다보니 어느새 경험이 쌓여 나쁜 공에는 배트가 나가지 않게 되는 것 같더라구요".
'30홈런 100타점'을 개인 목표로 세운 최준석이지만 이를 넘어선 더 큰 목표가 있다. 바로 소속팀이 우승을 직접 일구는 것. 학창 시절은 물론 전 소속팀 롯데 시절에도 우승을 경험하지 못했던 최준석은 병역 미필 마지막 시즌이 될 2011년 반드시 우승 목표를 이루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어느덧 프로 11년차가 된 최준석은 팀 내서도 후배를 다독이고 선배들과 함께 팀을 이끌어야 하는 위치다.
"홈런-타점은 본인이 제 할 일을 잘하면 이룰 수 있는 목표잖아요. 어떤 찬스서도 팀이 기대하는 바를 좋은 결과로 이어가는 것이 제 임무입니다. 30홈런 100타점이라는 목표를 현실화하면서 반드시 팀 우승을 이끌고 싶습니다. 그저 허울 좋은 목표가 아니라 꼭 이루고 싶어요".
farinell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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