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쎄요. 워낙 좋은 선수들이 많아서 쉽지 않은 목표라고 생각합니다. (이)두환이도 너무 좋아졌어요".(웃음)
두산 베어스는 최근 즉시 전력감 유망주가 투수들에 비해 타선에 더욱 밀집한 상황이다. 밖에서 보는 입장에서는 뜨거운 경쟁 체제 전개지만 당사자들은 죽을 맛. 공익근무를 마치고 지난해 5월 팀으로 복귀한 거포 유망주 윤석민(26)에게도 해당되는 이야기다.

2004년 구리 인창고를 졸업하고 2차 3순위로 두산에 입단한 윤석민은 '2군의 김동주'라는 별명을 얻으며 성장했으나 정작 1군서는 61경기 1할3푼5리(74타수 10안타) 3타점 기록만을 남긴 채 2008시즌 도중 공익근무 입대했다. 그 사이 '동명이인'이자 인창중 1년 후배인 우완 윤석민(KIA)은 국내 최고 우완 중 한 명으로 자리매김했다.
지난해 5월 소집해제와 함께 곧바로 2군 무대에 투입된 윤석민은 65경기 3할3푼3리 17홈런 59타점을 기록하며 이두환과 함께 두산 2군 중심타선을 지켰다. 상무나 경찰청 복무가 아닌 공익근무로 실전 감각이 거의 사라진 상황서 올린 성적임을 감안하면 2군 성적이라고 쉽게 볼 수 없는 기록.
7일 2011년 첫 선수단 소집을 위해 잠실구장을 찾은 윤석민. 그는 지난해 말 미야자키 마무리훈련서 신경식 타격코치가 지목한 '가장 기량 성장이 눈에 띈 선수'다. 지난해 2군서 그의 타구는 LG의 '작은' 이병규(24번)처럼 포물선이 아닌 라인드라이브 스타일로 쭉쭉 뻗어나갔다. 코치가 직접 보고 마음에 들어할 만 했다.
"2008시즌 도중에 입대했으니까 미야자키는 2년 만에 간 셈입니다. 훈련 진짜 많이 했어요. 공익근무 기간 동안 모교서 개인훈련을 하기는 했습니다만 2군 성적이 의외로 잘 나와서 조금 놀랐어요".(웃음)
3루가 원 포지션인 그는 지난해 1루 수비도 나섰다. "3루도 봤는데 1루를 못 볼리가 있겠습니까"라며 의연한 표정을 지은 윤석민이지만 두산 선수단서 1루와 3루는 박 터지는 경쟁이 펼쳐지는 포지션이다. 1군만 해도 3루에는 주포 김동주와 멀티 내야수 이원석이 버티고 있으며 1루는 최준석에 오재원이 커버가 가능하다.
"마무리 훈련 기간 동안 수비력, 특히 송구 능력을 끌어올리는 데 주안점을 두었습니다. 예전에는 송구가 불안정해서 단점으로 지적받았는데 지금은 많이 나아졌다는 평을 받았습니다. 게다가 지난해를 기점으로 장타 양산 능력이 많이 발전된 것 같다고 자부합니다".
1.5군급으로 봐도 윤석민의 경쟁자는 수두룩하다. 동료인 이두환도 무릎 부상을 떨쳐내고 21홈런으로 거포 포텐셜을 유감없이 발휘했으며 같은 21홈런의 포수 김재환이 상무서 제대했다. 상무서는 지난해 2군 리딩히터(3할8푼2리)이자 두산 2년 후배인 최주환이 수비는 물론 주루능력까지 확실히 보완하며 자라나고 있다. 조금이라도 주춤하면 2군서의 자리도 위태롭다.
"두환이가 정말 많이 좋아졌더라구요. 1군에도 워낙 좋은 선수들이 많아서 기회를 잡는다는 게 쉽지 않겠지만.(잠시 말 끝을 흐린 뒤) 꼭 개막 엔트리에서 2011시즌을 맞고 싶습니다".
farinelli@osen.co.kr
<사진> 두산 베어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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