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 LG는 문태영(33·193cm)에게 포커스가 맞춰져 있는 팀이다. 상대 팀은 문태영에 대한 수비를 준비하고 LG는 문태영을 최대한으로 살려야 한다. LG 강을준 감독은 "문태영이 제 몫을 해줘야 팀이 산다"고 강조했다. 그만큼 문태영에 해야 할 역할이 많다.
지난 7일 대구 오리온스전은 문태영의 위력이 발휘된 한판이었다. 이날 39분11초를 뛴 문태영은 20점 14리바운드 6어시스트라는 트리플더블급 활약으로 팀의 3연패를 끊었다.

1쿼터에는 3점밖에 올리지 못했지만 어시스트 3개로 팀원들의 득점을 도왔다. 2쿼터에는 11점을 몰아넣으며 분위기를 LG 쪽로 가져오는 데 앞장섰다. 공격뿐만 아니라 수비와 리바운드에도 적극 가담하는 등 궂은 일까지 마다하지 않았다.
사실 문태영은 최근 몇 경기에서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지난달 31일 부산 KT전에서 올 시즌 처음으로 한 자릿수 득점(4점)에 그쳤고 4일 전주 KCC전에서도 11점에 머물렀다. 상대 국내 선수들의 집중 마크를 감당하지 못했다.
LG도 그 두 경기에서 힘없이 패했다. 문태영이 막히면 그에 따른 파생 공격도 노리기 힘들다. 문태영이 어떻게든 존재감을 보여야 LG 공격의 동맥이 원활하게 흐르기 때문이다.
강을준 감독은 가드들의 역할을 강조했다. 문태영을 보다 효과적으로 살리기 위해서는 가드들의 효율적인 볼 배합이 있어야 한다는 뜻이었다. 강 감독은 "경기 운영이 조금 아쉬운데 상황에 따른 판단력이 필요하다. 문태영 쪽만 바라보고 경기를 운영하면 안 된다. 문태영이 막히면 다른 쪽을 살릴 수 있는 밸런스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문태영에게 수비가 집중되는데 볼을 그 쪽으로만 투입하다 보니 공격 시간만 길어지고 시간에 쫓겨서 확률 낮은 슛을 던질 수밖에 없다는 이야기였다.
강 감독은 "처음부터 공을 주면 문태영이 잘 움직이지 않는다. 공이 필요하면 알아서 더 많이 움직이게 되어 있다"며 문태영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는 것이 전체적인 팀 밸런스를 강화하는 길이라고 설명했다.
물론 문태영이 영리하게 경기를 풀어나가야 할 점도 있다. 최근 상대의 집중 견제에 고전하는 모습을 보였는데 이에 대해 강 감독은 "상대 선수 역할이 그런 것이다. 문태영이 그걸 이겨내지 못하면 안 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지난 시즌보다 힘이 떨어진 듯하다. 골밑에서 훼이크를 통해 안정적으로 플레이를 해야 하는데 그냥 바로 떠버리니까 공격의 확률이 떨어진다"고 아쉬움을 나타냈다.강 감독은 "상대 팀에서도 문태영에 대해 많은 분석과 연구를 한다. 문태영도 그에 대한 대비를 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지적했다.
이를 전해들었는지 문태영도 "상대의 집중 견제는 농구에 있어 당연한 것이다. 언제든지 그런 도전을 받아들이겠다. 나도 상대 약점을 공략해서 나의 농구를 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상대 수비가 도전하는 만큼 많은 준비를 하겠다"고 다짐했다.
'문태영 효과' 살리기에 기를 쓰고 있는 LG. 과연 6강 플레이오프 진출을 향한 교두보를 마련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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