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리그 2010-2011시즌 개막을 앞두고 지난해 e스포츠는 많은 일들이 일어났다.
7월 27일 스타크래프트2 출시를 비롯해 조규남 조정웅 하태기 감독이 자진 사퇴했고 임요환 이윤열 등 레전드급 선수들이 스타크래프트2로 전향한 데다 이영호의 대항마 중 하나였던 김정우가 전격 은퇴를 선언, 판 자체를 들썩거리게 했다.

게다가 프로게임단 이스트로 해체와 CJ 엔투스와 하이트 스파키즈가 합병을 선언하며 많은 e스포츠 팬들을 놀라게했다.
급작스러운 변화, 무서운 소용돌이가 판 전체를 휘감았다. 이런 변화에 다소 생소한 인물이 하나 포함돼 있었다. 올드게이머 출신으로 하이트 엔투스 게임단의 전신인 GO 시절 프로게이머로 e스포츠에 입문한 그는 엔투스 게임단 코치를 역임한 이후 조규남 감독의 자진 사퇴와 함께 전격적으로 감독으로 데뷔했다. 바로 엔투스 김동우 감독이다.
지휘봉을 잡자 마자 CJ와 하이트 합병을 시작으로 정신없이 1라운드와 2라운드를 보낸 김동우 감독. 2라운드서 7승 2패를 거두며 선두 SK텔레콤과 1위 다툼을 할 정도로 팀을 단단하게 만들었다.
시즌 개막 전 김 감독은 "엔투스의 검은색과 스파키즈의 하얀색이 합쳐져서 회색을 만드는 것이 아닌 멋진 색깔있는 팀으로 만들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위너스리그 개막을 이틀 앞둔 지난 6일 하이트 엔투스 연습실에서 만난 김 감독은 조금 분주했다. 아무래도 프로리그를 다시 시작한다는 책임감에서 그는 코칭스태프와 엔트리를 정하는 회의로 여념이 없었다.
김 감독은 "이제 두 달 반 정도의 시간이 지났지만 선수들에게 고마움을 많이 느낀다. 숨가쁠 정도의 빠듯함과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기 위해 잘 쫓아와준 선수들에게 감사하다. 또 CJ 회사에서도 팀의 초반 어려움을 믿고 기다려주셔서 감사드린다"며 그간 1, 2라운드 지휘봉을 맡았던 소감에 대해 말했다.
시즌 개막 전 당당한 4강 후보였지만 1라운드 후반까지 엔투스는 사실 별 힘을 쓰지 못했다. 팀원들간 융화가 덜 된 탓이었다. 그런 문제점을 안고 맞았던 2라운드. 중반까지도 엔투스 SK텔레콤과 선두 다툼을 할 것으로 예상하기는 쉽지 않았다.
SK텔레콤을 제압하면서 이상 기류가 발생했다. 하이트는 파죽의 연승행진으로 달리기 시작했고, 신상문과 신동원을 투 톱으로 내세워 2위 자리를 확고하게 만들었다.
초보 감독임에도 성공적으로 팀 컬러를 만든 것에 대해 김 감독은 "아직 불안한 점이 많다. 선수들이 더욱 멘탈적으로 강해져야 한다"면서 "이제 '이기는 법을 알았으니 이겨야 하지 않겠는가' 우리의 발전은 끝이 아니다"라고 날을 더욱 바짝 세웠다.
이어 그는 "누구 한 명을 꼽을 수 없이 모두가 잘했다. 3라운드 들어 기대가 되는 선수는 신동원이다. 그전에도 실력적인 면에서는 부족함 점이 없었지만 다소 소극적인 마인드가 문제였다. 이제 드디어 기량을 마음껏 펼치기 시작했다. 신동원 뿐만 아니라 다른 선수들도 모두 잘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며 선수들에게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프로리그 우승이 목표인 김 감독에게 개인적인 바람을 물었다. "팬들이 바라보는 시각과 내부 실무자의 시각은 틀릴 수밖에 없다. 감독이 되니 '내가 감독이라면' 하며 생각했던 것들과 같지 않았다. 포장되기 위한 이미지보다는 진정 외부와 내부 모두 인정받는 감독이 되고 싶다. e스포츠도 이제 십 년 아닌가. 첫 모델이 되고 싶다"라고 활짝 웃었다.
8일 시작하는 위너스리그 목표에 대해 김 감독은 " 6라운드 프로리그 선상에 있을 뿐이다. 프로리그의 과정일 뿐이다. 정말로 하고 싶은 건 광안리에서 노래를 부르고 있다. 이번 시즌 목표는 프로리그 우승뿐"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scrapper@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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