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해주고 싶은 말은 '한 번 해봐라'다. 한 번 리그와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를 병행해 봐야 알 것이다. 만만치 않은 일정이다".
2009 시즌에 창단 이후 첫 K리그 우승컵을 들어 올렸던 전북 현대. 그러나 2010 시즌에는 정규리그와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 그리고 컵대회까지 모두 우승이 좌절되며 무관에 그치고 말았다. 시즌 전부터 AFC 챔피언스리그와 K리그서 모두 우승을 노리겠다던 전북의 꿈이 좌절되고 만 것.
그렇지만 지난 6일 전주 구단 사무실서 만난 최강희(52) 전북 감독은 지난 시즌에 대한 미련이 없는 모습이었다. 최 감독은 "아쉬움도 많이 남는 시즌이지만 그래도 마지막까지 선수들이 최선을 다해줬고 AFC 챔피언스리그 티켓도 따냈기 때문에 불만은 없다. 리그서 3등을 했는데 주위서 아무도 잘했다고 하지는 않는다. 그만큼 전북에 대한 기대치가 높아졌다고 생각한다"고 지난 시즌에 대한 소감을 말했다.

최 감독은 지난 시즌 1·2위 FC 서울과 제주 유나이티드에 대해서 "우리도 못한 것은 아니지만, 서울과 제주가 기복없이 팀을 운영했다. 7∼8개월 동안 팀을 꾸준하게 운영한다는 것은 힘든 일이다"며 "그런 점을 생각하면 AFC 챔피언스리그에 나가는 팀들은 부상자도 많이 나오고 체력적으로 힘들고 경기력도 들쭉날쭉해서 힘들다"고 덧붙였다.
이어 최 감독은 "서울과 제주는 ACL에 나가지 않았기 때문에 팀을 꾸준하게 운영할 수 있었다. 그런 점은 2009년에 우리가 우승할 때도 도움이 됐다. 이번에도 우리가 AFC 챔피언스리그와 K리그를 동시에 나가게 됐는데 어떻게 대처할지가 관건이다"고 밝혔다.
서울과 제주는 지난 시즌 1·2위 팀 자격으로 올해 AFC 챔피언스리그에 진출했다. 오랜만에 나가게 된 AFC 챔피언스리그이기 때문에 설레는 마음도 없지 않아 있을 것이다. 그렇지만 본 경기에 돌입하면 그런 마음은 싹 사라진다. AFC 챔피언스리그가 한 경기, 한 경기가 중요한 조별 리그와 토너먼트로 이루어진 경기이기 때문에 매 경기 결승처럼 치러야 하기 때문이다.
이런 두 팀에 최 감독은 "일단 해주고 싶은 말은 '한 번 해봐라'다. 한 번 리그와 아시아챔피언스리그를 병행해봐야 알 것이다. 만만치 않은 일정이다"며 경고의 메시지를 보냈다. AFC 챔피언스리그와 K리그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아야 하는 감독의 입장으로서는 참 힘들다는 말이다.
게다가 올 해부터는 AFC 챔피언스리그에 나가는 팀들의 리그 운영이 더 힘들어졌다. 광주 FC가 참여하면서 전체 팀 수가 16개가 되면서 휴식을 취하는 주가 없어졌기 때문. 서울과 제주, 전북, 수원은 주말-주중-주말로 이어지는 혹독한 일정을 피할 수 없게 됐다.
최 감독은 "올해부터는 쉬는 주가 없다. 주중-주말로 이어지는 경기는 가까운 원정 경기라고 하더라도 힘들고, 승리를 거두더라도 그 대미지가 다음 경기와 그 다음 경기에 계속된다. 피할 방법이 없다"면서 "그런 것들이 지도자가 극복해야 할 사항이다. 반대로 생각하면 AFC 챔피언스리그는 아무나 못나가는 것이기 때문에 그것을 받아 들여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어 "일단 조별 리그를 통과하는 6월까지 K리그와 병행해서 많이 집중해야 한다. 어차피 조 1위가 돼야 홈에서 16강전을 치른다. 지난해 호주 원정 16강전에서 어려운 기억을 떠올려보면 무조건 홈에서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그럼에도 최 감독은 이번 시즌이 자신있다고 밝혔다. 이번 시즌 전북의 선수 이동은 그리 많지 않은 편이다. 최 감독의 말에 따르면 자신이 부임한 이후 선수들의 변화가 가장 적은 시즌이라는 것. 주요 선수들은 그대로 남아있기 때문에 조직력과 선수들의 전술 이해도는 최상의 상태다.
최 감독은 "일단 승점 관리를 잘해야 한다. 올해는 훈련도 일찍 시작했고, 지난 시즌에 선수들이 어려운 경기를 치뤄봤기 때문에 선수들에게 목표를 제시하고 그 점을 잘 지키기만 한다면 작년보다는 어려움을 덜 겪을 것이다"며 2011 시즌에 대한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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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허종호 기자 sports_narcotic@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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