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충원의 마르하바 도하!] 북한 축구, 아시아를 '기만하려나?'
OSEN 우충원 기자
발행 2011.01.08 12: 59

북한 대표팀이 카타르 입성 후 첫 훈련을 실시했습니다. 지난 7일(이하 한국시간) 새벽 한국보다 약 2시간 가량 늦게 도하 공항에 도착한 북한 대표팀은 곧바로 숙소로 이동했습니다.
그동안 전지훈련과 남아공 월드컵을 통해 한국 취재진과 대화가 늘어나기 시작한 북한 대표팀은 공항에서 취재진을 먼저 알아보기도 했습니다. 그만큼 선수들의 닫혔던 마음도 서서히 풀려가고 있다는 증거라 할 수 있습니다.
'투지와 용기로 승리해 우승컵을 조국의 품으로!'라는 슬로건을 통해 이번 대회에 임하고 있는 북한 대표팀의 훈련이 열린 알 가라파 구장에는 중국 취재진 2명을 제외하고는 모두 한국 취재진이었습니다. '인민루니' 정대세(보훔)는 없었지만 한국 취재진은 그냥 지켜갈 수 없었습니다.

공항에서 새로운 모습을 통해 분위기가 반전이 되는가 싶었지만 그라운드로 돌아오니 북한 선수들도 다시 제 자리로 이동한 것 같았습니다. 안영학(오미야)을 제외하고는 제대로 대답하는 선수가 없는 가운데 새로운 스타일의 훈련을 실시했습니다.
북한 대표팀은 공을 다양하게 활용하며 몸 풀기를 실시했습니다. 조동섭 감독은 옆에서 지켜볼 뿐 웜업 시간에는 전혀 말을 하지 않았습니다. 대신 트레이너가 선수들에게 "연결 연결, 기만하는 모습을 보여"라며 적극적인 움직임을 요구했습니다.
우리가 잘 쓰지 않는 표현인 '기만하다'는 말이 나오자 북한 선수들은 이영표의 주특기인 '헛다리 드리블'을 비롯해 여러 가지 페이크 동작을 통해 상대를 속이기 위한 모습을 보였습니다.
'기만하다'는 사전 그대로의 뜻을 살펴본다면 '남을 속여 넘기다'라는 뜻입니다. 북한은 말 그대로 축구용어에 한글화를 시도한 것입니다. 색다른 말을 들은 취재진은 더이상 훈련장에 머무를 수 없었습니다. 북한이 15분 공개밖에 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10bird@osen.co.kr
<사진> 도하(카타르)=민경훈 기자 rum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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