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춧가루 부대의 명성은 역시 거짓이 아니었다. '꼴찌' 울산 모비스가 서울 삼성의 5연승을 저지했다.
모비스는 8일 오후 서울 잠실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10~2011 현대모비스 프로농구 삼성과 원정 경기에서 73-69로 승리했다.
이로써 모비스는 8승 21패를 기록하며 안양 인삼공사와 동률을 이뤄 공동 9위가 됐다. 또한 모비스는 삼성을 상대로 올 시즌 첫 승리를 따내며 천적 관계를 정리했다. 반면 삼성(17승 12패)은 연승 행진을 4경기로 마감하는 아쉬움을 남겼다.

이날 먼저 기선을 제압한 쪽은 모비스였다. '선두 잡는 꼴찌'라는 별칭대로 모비스는 양동근과 노경석의 매서운 공격력으로 2쿼터 초반 35-25로 도망가는 등 삼성을 압도했다.
그러나 삼성의 추격전이 시작됐다. 김동욱이 절정의 슛 감각을 과시하면서 12점을 보태 순식간에 35-35 동점을 만들어낸 것. 비록 노경석에게 득점을 허용해 37-40으로 뒤진 채 전반을 마쳤지만 만족스러운 결과였다.
삼성의 기세는 3쿼터 시작과 함께 더욱 거세졌다. 이번에는 애론 헤인즈였다. 삼성은 헤인즈가 골밑을 휘저으며 흐름을 잡더니 3쿼터 3분 26초경 이정석의 3점 슛으로 첫 리드를 잡았다.
하지만 모비스의 저항도 만만치 않았다. 삼성이 실책에 발목이 묶인 사이 양동근이 백발백중의 슈팅으로 54-51 재역전을 이끄는 저력을 발휘했다. 여기에 로렌스 엑페리건도 제 몫을 해주면서 모비스는 다시 분위기를 뒤집었다.
마지막 4쿼터에서도 접전은 여전했다. 삼성이 헤인즈를 앞세워 추격하면 모비스는 이승현과 노경석이 버티며 아슬아슬한 리드를 이어갔다. 승부가 갈린 것은 경기 종료 14초를 남긴 모비스의 공격이었다.
모비스는 헤인즈의 고의 파울로 얻은 귀중한 자유투를 엑페리건이 침착하게 성공시킨 뒤 노경석이 자유투 2개를 잇달아 성공시키면서 73-69로 도망갔다. 삼성도 마지막까지 분투했지만 승부를 뒤집기에는 시간이 부족했다.
stylelomo@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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