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外人 우완 2명' 향한 두산의 기다림
OSEN 박현철 기자
발행 2011.01.09 07: 43

"아직 메이저리그에 미련이 있어서 그런건가. 좀 시일이 걸리는 모양이네".
 
감독의 옅은 웃음 속에는 여러 의미가 담겼다. 팀으로는 10년 만, 김경문 감독 재임 8년 째 첫 우승을 향한 2011시즌의 큰 퍼즐이 될 외국인 선수 인선이 더욱 기대되는 이유다.

 
김 감독은 지난 7일 잠실구장서 열린 2011년 선수단 첫 소집서 외국인 선수와 관련한 이야기에 "계약 완료까지 어느 정도 진척이 있다고 알고 있다. 그런데 아직 메이저리그에 대한 꿈이 남아있어서 그런지 조금 시간이 걸리는 모양이다"라고 짧게 답했다. 지난해 14승을 올린 에이스 켈빈 히메네스의 공백을 메워야 하는 만큼 두산에는 더욱 중요한 사안이다.
 
히메네스 외 지난해 7승을 올린 좌완 레스 왈론드를 보류선수 명단에 포함시킨 두산이지만 2011시즌 외국인 투수 운용 계획은 '우완 2명'이다. 이미 야쿠르트서 2시즌을 마치고 돌아온 좌완 이혜천에다 팔꿈치와 어깨, 허리가 안 좋았던 이현승이 몸을 만들고 있는 만큼 좌완 선발 요원이 결코 부족하지 않기 때문. 김 감독 또한 왈론드에 대해서는 그리 탐탁지 않게 생각하고 있다.
 
지난해 KIA서 뛴 로만 콜론 이적 루머가 돌기도 했으나 경기 당 6이닝 이상을 책임질 수 있는 이닝이터로서 검증되지 않았다는 것이 김 감독의 생각. 감독실 뎁스 테이블을 바라보던 김 감독 또한 "그래도 올해는 혜천이와 현승이가 있어서 고무적이다"라고 밝혔다. 외국인 투수들의 구색을 굳이 양손으로 맞추지 않아도 된다는 안도감의 표시다.
 
당초 두산의 1차 계획은 히메네스를 잡고 또 한 명의 우완을 영입한다는 것. 실제로 두산은 히메네스와의 재계약을 노리는 동시에 2009년 말 접촉했던 메이저리그 통산 85승의 베테랑 우완 라몬 오티스(현 템파베이)를 영입해 도미니칸 원투펀치 구도를 만들고자 했으나 이는 히메네스의 라쿠텐행과 함께 수포로 돌아갔다.
 
국내 무대 경험과 뛰어난 구위를 지닌 히메네스가 사라졌기 때문에 공이 빠른 대신 볼 끝이 가벼운 편인데다 나이가 많은 오티스를 1선발로 신임하기는 어려웠다. 구단 관계자 또한 "오티스 영입 작전은 히메네스의 일본 이적과 함께 물거품이 되었다"라고 밝혔다.
 
그러나 아직 두산의 희망이 사라진 것은 아니다. 두산이 접촉 중인 두 투수 중 한 명은 장신의 우완 파워피처. 상대적으로 젊은 나이인데다 메이저리그 시절 선발형 유망주로 각광받았다. 2m가 넘는 장신에 90마일 대 중반 직구와 파워커브가 인상적이며 지난해 메이저리그서는 계투 보직서 활약했다. 만약 영입에 성공한다면 두산은 국내 최초로 전년도 메이저리그 포스트시즌 마운드에 오른 투수를 국내 무대에 세우게 된다. 
 
외국인 우완 두 명을 앞에 놓고 김선우-이혜천-홍상삼-김성배 순으로 선발 훈련조를 구상한 김 감독. 12일 전지훈련지인 일본 미야자키 출국을 앞둔 두산 선수단은 경험과 구위를 모두 갖춘 두 명의 이방인 동료를 오매불망 기다리고 있다.
 
farinell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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