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부터 시작된 '신인왕 레이스' , 과연 최후의 승자는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1.01.09 10: 32

이제부터 시작이다. 시작이 반이듯 출발선 앞에 선 신인들의 패기와 열정이 뜨겁다.
2011년 프로야구 신인선수 교육이 지난 6~7일 1박2일 일정으로 충남 예산 덕산스파에서 열렸다. 8개 구단 신인선수 111명이 참가한 가운데 프로선수로서 갖춰야 할 기본 소양에 대한 교육을 받았다. 가장 뜨거웠던 시간은 역시 신인선수 소개시간. 8개 구단별로 나눠 각자 소개와 인사의 시간을 가졌다. 이 자리에서 구단을 대표한 거물급 신인들이 신인왕에 대한 욕심을 서슴지 않고 내비쳤다.
▲ 대물신인 유창식

신인 드래프트 전체 1순위로 계약금 7억원을 받은 광주일고 출신 유창식(한화)은 일찌감치 기대를 모으고 있는 대물 신인. 가장 먼저 마이크를 잡은 그는 "열심히 해서 신인왕을 받고 싶다"고 간단하게 말했다. 지난해 고교 3년생으로 22경기에서 108⅓이닝을 던진 유창식은 어깨 피로누적 탓에 8일부터 시작되는 한화의 하와이 스프링캠프에는 합류하지 못했다. 대신 10일부터 중국 샤먼으로 날아가 컨디션을 끌어올려 일본 오키나와로 넘어갈 계획이다.
좌완으로 140km 중반대 빠른 공을 뿌리는 유창식은 날카로운 슬라이더가 주무기. 고교생답지 않은 노련함, 경기운영능력을 두루두루 갖췄다는 평가를 받았다. 코칭스태프에서는 "몸만 아프지 않다면 제 몫을 해줄 투수"라며 가능성을 높게 치고 있다. 때문에 너무 무리시키지 않겠다는 생각이다. 한대화 감독도 급하게 생각하지 않고 있다. 몸을 잘 만들어놓는 게 우선. 유창식도 "오키나와로 가기 전까지 컨디션을 끌어올리겠다"고 다짐했다. 그가 선발진의 한 자리를 꿰찬다면 한화도 탈꼴찌의 희망을 크게 키울 수 있다.
▲ '대항마' 임찬규·윤지웅
유창식뿐만이 아니다. 전체 2순위로 지명된 우완 임찬규(LG)는 유창식의 맞수가 될 자질을 갖췄다. 어린 시절부터 LG 팬이었다는 그는 '대(大) LG 트윈스'라고 팀을 소개할 정도로 팀에 자부심이 대단하다. 휘문고 출신 우완 임찬규는 140km 중반대 빠른 직구와 서클체인지업 등 다양한 변화구를 던진다. 튼튼한 몸과 공격적인 승부근성이 돋보인다는 평가다. 그는 "신인왕 대열의 핵심은 내가 될 것"이라면서도 "이병규(9번) 선배님께서 팀을 위해 발벗고 나서겠다고 말씀하셨다. 무조건 믿고 따라서 달라진 LG를 보이겠다"며 개인과 팀의 성공을 다짐했다. 임찬규가 허약한 LG 마운드에 힘을 실어준다면 박종훈 감독도 시름을 덜 수 있다.
 
고졸 선수들에 맞설 대졸 선수들도 있다. 동의대 출신 좌완 윤지웅(넥센)이 대표적이다. 직구 구속은 140km 안팎이지만 좌우 코너를 찌르는 칼날같은 제구력과 다양한 변화구가 강점으로 평가받는다. 그는 "누구나 신인왕을 꿈꾸듯 나도 그 대열에 합류하고 싶다"며 "대졸선수인데 (유)창식이보다는 조금 더 잘하고 싶다. 내가 잘해야 대졸선수들이 많이 뽑히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대졸선수로서 사명감을 나타내고 있는 것이다. '투수조련의 대가' 김시진 감독이 지휘하고 있는 넥센에서 윤지웅은 마무리투수 후보로 거론될 정도로 가능성을 인정받고 있다.
▲ 모두가 신인왕 후보
'빅3' 유창식 임찬규 윤지웅뿐만이 아니다. 중앙대 출신으로 광저우 아시안게임 금메달 멤버가 된 김명성(롯데)은 140km 중반대 묵직한 직구와 슬라이더로 무장했다. 윤지웅과 함께 대졸선수 중 최대어로 분류된다. 롯데 마운드의 새로운 힘이 될 것으로 기대받고 있다. 그는 "롯데 자이언츠라는 단어가 부끄럽지 않게 노력하는 선수가 되겠다"고 했다. 충암고 출신 우완 최현진(두산)도 발목 부상으로 전지훈련에는 함께 하지 못하지만 안정된 투구폼과 밸런스에서 나오는 구위가 높은 평가를 받는다. 그는 "신인이라는 글자 뒤에 '왕'자가 붙을 수 있도록 하겠다"며 의욕을 드러냈다. 이외 2라운드 1번 홍건희(KIA), 3번 이현호(두산) 등도 기대되는 신인들이다.
신인왕 후보로 거론되는 선수들은 대개 1~2라운드 상위 지명자들이다. 그러나 지명순위가 성공을 가늠하는 건 아니다. 최근 몇 년간 프로야구 신인왕은 '중고' 신인들이 대세였다. 2008년 최형우(삼성) 2009년 이용찬(두산) 2010년 양의지(두산)가 그랬다. 그만큼 갓 들어온 신인선수들에게 프로 1군 무대의 장벽은 높다. 프로무대에 들어오는 건 순서가 정해져있지만 신인왕이라는 타이틀과 성공은 앞으로 그들이 흘릴 피와 땀에 결정된다. 강의를 위해 신인 교육 현장을 찾은 양준혁은 "이제부터 지명순위와 계약금은 의미없다. 지금부터 누가 얼마나 더 많이 땀흘리고 노력하느냐에 달렸다. 열심히 하면 반드시 되게 되어 있다"며 모든 신인선수들에게 동기를 부여했다.
롯데 김명성은 "이제부터 진정한 시작이다. 글러브와 방망이를 처음 만졌던 그때를 떠올리며 겸손한 마음가짐으로 최선을 다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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