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태풍의 딜레마, "빨리 뛰는 농구하고 싶어요"
OSEN 허종호 기자
발행 2011.01.09 08: 14

"빨리 뛰는 농구를 하고 싶어요. 그렇지만 우리는 좀 천천히 하는 스타일이에요".
허재 감독이 이끄는 전주 KCC는 지난 8일 안양서 열린 인삼공사와 2010-2011 현대 모비스 프로농구 4라운드 원정 경기서 21점 8어시스트를 기록한 전태풍의 활약에 힘입어 70-59로 승리를 거뒀다.
이로써 KCC는 시즌 4연승과 함께 원정 경기 7연승을 질주하며 시즌 전적 16승 13패로 4위 서울 삼성과 격차를 1.5경기로 좁혔다.

 
이날 전태풍은 21득점 8어시스트로 팀 공격을 지휘함과 동시에 팀 내 최다 득점을 기록, 승리를 이끌었다. 또한 하승진은 12득점 13리바운드 '더블-더블'을 기록, 골밑을 지배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날 최고의 활약을 선보인 전태풍은 기분이 좋았다. 6일 모비스전에서 부진을 씻어냈기 때문. 전태풍은 모비스전에서 5득점으로 좋지 못한 모습을 보였다. 반면 전태풍의 매치업 상대인 양동근은 23득점으로 최상의 컨디션을 자랑했다.
전태풍은 양동근을 만나면 조금은 힘들다고 했다. 아니 모비스를 만나면 이상하게 자신의 플레이가 안된다고 했다. 이유는 지난 시즌 챔피언결정전에서 패했던 기억이 아직도 남아있기 때문. 그래서인지 모비스전은 아직도 힘들다고 했다.
최근 슛감각 등 경기력이 많이 떨어졌던 전태풍은 "슛감각이랑 너무 안좋아요. 그리고 하승진이랑 크리스 다니엘스 때문에 인사이드 플레이를 많이 하고 있어요"라며 팀이 높이의 농구를 하고 있기 때문에 자신이 활약할 시간이 충분하지는 않다고 했다.
그러면서 "나는 많이 뛰고, 빨리 뛰는 농구를 하고 싶은데 그렇게 해버리면 승진이랑 크리스랑 포스트 플레이를 못해요"라며 자신의 플레이를 주장할 경우 생기는 문제점을 설명하며 "우리는 좀 천천히 하는 스타일이라 (나랑) 약간은 안 맞아요"라고 덧붙였다.
이어 전태풍은 "그래서 상대가 빨리 빨리 뛰는 농구를 하면 내가 쉬워져요. 그렇지만 상대가 천천히 하면 힘들어요. 그래서인지 오늘 재밌게 농구하고 잘 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라고 밝혔다.
전태풍의 말처럼 KCC는 높이의 농구를 펼치는 하승진이라는 리그 최고의 센터가 존재하고 그 덕분에 외국인 선수들이 4번으로 이동, 최강의 높이를 자랑하는 팀으로 변하게 된 것. 이미 팀 색깔이 정해져있는 상태서 전태풍을 위해 스타일을 바꿀 수는 없는 법.
결국 KCC의 색깔에 전태풍이 맞추는 길밖에 없다. 물론 전태풍도 이러한 것을 알기 때문에 팀에 맞추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 그러나 아직은 미흡한 면이 있다. 오랜 용병 생활로 자신의 활약을 보여주기 위한 플레이가 몸에 배어 있다. 그렇지만 이제는 용병이 아니다. 전태풍도 그러한 점을 알고 팀 플레이에 맞추려고 노력하고 있다.
전태풍의 팀에 맞추기 위한 노력이 조금만 더 시간을 갖게 된다면 KCC의 농구는 더욱 강력해질 것이다. 그렇게만 된다면 허재 감독이 목표로 정한 라운드 당 8승도 꿈은 아닐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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