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통 주장을 빗대 '어깨에 주장 완장을 찬다'고 말한다. 그러나 지난 2005시즌 메이저리그 보스턴 레드삭스는 '캡틴(Captain)' 제이슨 베리텍(39)에게 완장 대신 유니폼 왼쪽 가슴에 주장을 상징하는 영문 대문자 'C'를 새겨줬다.
'C'가 새겨진 유니폼을 건네 받은 베리텍은 "너무나 영광스러워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모르겠다"며 "주장으로서 역할을 잘 수행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두산 베어스가 지난 2006년 홍성흔이 주장일 때 'C'를 새긴 적이 있다.
'쿨가이'박용택(32)도 2011시즌 LG 트윈스 주장으로 선임되며 6년 보스턴의 주장 베리텍처럼 유니폼 왼쪽 가슴 아래에 'C'를 새긴다. 9년 만에 포스트시즌 진출을 목표로 하는 LG의 바람이 느껴지는 부분이다.

박용택은 7일 오후 잠실구장에서 OSEN과 만난 자리에서 "올해도 내가 주장을 하게 됐다"며 "연임은 자연스럽게 이어졌다. FA 계약 직후 미국 플로리다 마무리훈련에서부터 주장 역할을 했다"며 웃음을 지었다.
박용택은 지난 시즌 LG 주장을 맡았다. 데뷔 9년만에 주장은 처음이었다. 박용택은 "사실 주장도 잘 하고, 야구도 잘해서 두 마리 세 마리 토끼를 잡고 싶었다. 그런데 하나가 잘 안 풀리다 보니 주장으로서 팀을 신경 쓰는데 부족함이 있었다"고 말했다.

박용택은 지난해 천국과 지옥을 오갔다. 시즌 초 극심한 타격 부진을 거듭하던 박용택은 4월 한때 타율이 1할8푼3리까지 떨어졌다. 힘들 것만 같았던 지난 시즌 박용택은 FA로서, 주장으로서, 전년도 수위타자로서 부담감을 내려 놓으며 서서히 자신의 실력을 보여주며 시즌 타율 3할을 기어코 돌파했다.
시즌 종료 후 LG와 최대 4년(3+1년) 계약을 체결하며 '평생 LG맨'을 택했다. 계약 직후 플로리다 마무리훈련에 참가하며 올 시즌 맹활약을 다짐한 상태다. 더불어 주장 첫해 팀 내 크고 작은 문제가 터지며 겪었던 경험도 명심하며 올해는 팀을 더욱 더 하나로 만들겠다는 약속을 코칭 스태프 뿐 및 선수단에게도 약속했다.
박용택은 "이제 FA도 했고, 박종훈 감독님과도 1년간 생활한 만큼 작년보다 더 잘하지 않을 듯 싶다"며 "주장으로서 후배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야구는 무조건 성적을 내야 한다. 다른 것보다 성적이 우선이다"고 강조했다.
가슴에 'C'를 새긴 박용택은 "단순히 알파벳 하나가 아니라 정말 거룩한 부담감을 갖고 주장답게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LG 선수들 모두가 남자다운 행동을 했으면 좋겠다. 비겁한 행동은 하지 말자. 다른 거 없다. 성적이다. 시즌 끝나고 100일 캠프 이런 거 하지 말자"라고 말하며 올 시즌 파이팅을 외쳤다.
agassi@osen.co.kr
화보로 보는 뉴스, 스마트폰으로 즐기는 ‘OSEN 포토뉴스’ ☞ 앱 다운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