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이승엽, "상대 투수가 누구든 내 것을 완벽히 해야"
OSEN 손찬익 기자
발행 2011.01.10 08: 22

경산 볼파크에서 훈련 중인 '국민타자' 이승엽(35, 오릭스)은 "옛 동료들과 함께 훈련하니까 능률 만점"이라며 엄지를 치켜세웠다.
올 시즌 명예 회복을 선언한 이승엽은 지난달 13일부터 경산 볼파크에서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그는 삼성 선수들의 스케줄에 맞춰 스트레칭부터 수비, 타격 훈련까지 소화 중이다. 지난 9일 오전 기자와 만난 이승엽은 "감회가 새롭다. 예전에는 선배들이 많았는데 오늘 보니까 후배 밖에 없다"고 미소를 지었다.
그는 신명철, 최형우, 박석민 등 친정팀 후배들을 위해 자신의 방망이를 건네주기도 했다. 이승엽은 "내가 가진 것을 나눠주는 것일 뿐"이라며 "많이 있으니까 나눠 쓰면 좋지 않냐"고 겸손하게 대답했다. 삼성에서 눈에 띄는 타자가 있냐는 기자의 물음에 "같은 선수 입장에서 평가하는 것은 예의가 아니다. 친정팀 선수들이 모두 잘 했으면 하는 게 나의 바람"이라고 조심스레 말했다. 

 
느낌은 좋다. 이승엽은 "훈련해 보니까 좋다. 완벽한 것은 아니지만 기분이 좋고 무엇이 문제였는지 왜 그렇게 됐는지 어떻게 하면 제대로 칠 수 있는지 알게 됐다. 삼성 코치님들의 도움을 많이 받았다"고 고마움을 표시했다. 그는 힘보다 유연성을 키우기 위해 웨이트 트레이닝을 주 2회로 줄였고 하체 근력 강화에 주력하고 있다.  
퍼시픽리그에는 다르빗슈 유(니혼햄), 와다 쓰요시, 스기우치 도시야(이상 소프트뱅크), 다나카 마사히로, 이와쿠마 하사시(라쿠텐), 와쿠이 히데아키(세이부), 나루세 요시히사(지바 로세) 등 정상급 투수들이 즐비하다. 7년 만에 퍼시픽리그에 복귀하는 이승엽이 반드시 넘어야 할 산이기도 하다.
그는 "공은 항상 스트라이크존을 통과해야 스트라이크가 된다. 얼마나 공을 잘 고르고 실수를 줄이느냐가 관건"이라며 "영상 자료를 보며 열심히 연구할 예정이다. 겁먹거나 못치면 어턱하나 생각하는 것보다 내 것을 완벽하게 갖추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힘줘 말했다. 
후쿠오카 야후돔과 삿포로돔 등 퍼시픽리그 구장은 센트럴리그에 비해 규모가 큰 편. 그러나 이승엽은 "공은 중심에 맞아야 안타가 되고 홈런이 된다. 배트 중심에 많이 맞추도록 하는 게 중요하다"며 "야구장 크기나 환경은 신경쓰지 않는다. 어차피 펜스만 넘기면 홈런이니까 상관없다"고 개의치 않았다.
오릭스는 '코리안 특급' 박찬호(38, 투수)와 이승엽을 영입하며 한류 마케팅뿐만 아니라 상위권 도약을 꿈꾸고 있다. 메이저리그 100승 고지를 밟은 박찬호와 아시아 홈런 신기록을 수립한 이승엽의 활약이 중요하다. 이승엽은 "어차피 나는 외국인 선수이다. 좋은 성적을 거두는 게 최우선"이라며 "그만큼 내가 열심히 하는 게 중요하고 (박)찬호 형이 왔으니까 서로 도와가며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홈런의 대명사'로 불리는 이승엽은 1995년 프로 데뷔 후 국내 무대에서 324개의 아치를 쏘아 올렸고 2004년 일본 무대에 진출한 뒤 144홈런을 터트리며 468홈런을 기록 중이다. 또한 한국에서 1286안타를 때렸고 일본에서 607안타를 기록하며 2000안타 달성에 107개를 남겨 뒀다. 한일 통산 500홈런 2000안타 달성이 가시권에 들어왔다.
이승엽은 "둘 다 하고 싶다. 둘 다 놓치기 싫다. 2000안타를 넘어 2500안타를 향해 뛰고 싶다. 500홈런과 2000안타 둘 중 하나를 고르긴 힘들다. 하려면 둘 다 하고 싶다"고 욕심을 숨기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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