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봉은 전년도 성적에 따른 고과가 크게 작용하지만 앞으로 활약에 대한 기대치도 담겨있다. 한화 4번타자 최진행(26)에게 연봉 1억원은 그래서 의미하는 바가 크다.
최진행은 지난 9일 발표된 연봉 협상 결과 1억원에 계약했다. 지난 2004년 프로 입단 후 8년만의 억대 연봉 진입이라는 쾌거를 이룬 것이다. 특히 지난해 최저연봉(2400만원)을 갓 넘는 3000만원밖에 받지 못했지만 새로운 4번타자로 인상적인 활약을 펼치며 단숨에 1억원을 돌파했다. 연봉인상률은 무려 233.3%. 한화 팀 내에서 최고 기록이다.
최진행은 지난해 시즌이 시작하기 전까지만 해도 물음표가 붙은 선수였다. 타고난 파워는 인정받았지만, 정교함이 떨어지고 수비력이 약했다. 하지만 김태균과 이범호가 일본으로 진출한 지난해 드디어 기회를 잡았다. 한대화 감독은 일찌감치 최진행을 중심 타자로 지목했고 최진행도 손바닥이 벗겨질 정도로 훈련에 매진했다. 시즌 초 부진했지만 한 감독은 끝까지 밀어붙였다.

덕분에 최진행은 풀타임 주전 첫 해 의미있는 성적을 냈다. 129경기에서 타율 2할6푼1리 121안타 32홈런 92타점. 특히 홈런은 리그 전체 2위에 올랐으며 타점도 5위였다. 득점권 타율 3할1리에서 나타나듯 주자가 있을 때 강한 면모를 보였다. 시즌 중반 한 차례 위기가 있었지만 슬기롭게 잘 극복했다. 김태완마저 군입대한 올해 최진행은 한화 타선의 절대적인 중심이 될 수밖에 없다. 연봉 1억원의 가치를 입증해야 한다.
한대화 감독은 "중심타선이 제일 문제"라며 "중심타선은 지금 최진행 하나밖에 없다. 최진행이 더 잘해주길 바래야 하는데 아무래도 상대로부터 타겟이 많이 될 것"이라고 걱정했다. 한 감독은 최진행에게 "삼진을 줄이고 선구안을 길러야 한다" 강조했다. 장종훈 타격코치도 "낮은 유인구를 참을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최진행도 "유인구에 당하지 않는 선구안을 기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불리한 볼카운트에서 커트할 수 있는 능력을 기르겠다"고 했다.
최진행을 후계자로 지목하고 일본으로 떠났던 김태균은 최근 대전구장 훈련에서 "내가 오히려 (최)진행이에게 배워야 한다. 나보다 홈런을 더 많이 치지 않았나"며 웃어보였다. 그만큼 지난 한해 최진행은 크게 성장했다. 하지만 지난해 성공이 올해 성공을 담보하는 건 아니다. 더 많은 연습과 노력만이 성공을 보장한다. 최진행은 "스프링캠프부터 잘 준비해서 지난해보다 더 좋은 성적을 내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최소 30홈런에 100타점. 연봉 1억원을 받는 최진행의 4번타자 2년차 목표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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