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 전문' 이경태 박사, "개원 첫 수술은 신수지"
OSEN 황민국 기자
발행 2011.01.10 11: 59

"발만 전문으로 하는 병원을 만들고 싶었다. 오랫동안 생각만 가지고 있었는데 이제야 용기를 냈다".
국내 최초의 족부 정형 전문의 이경태(50) 박사가 10일 서울 논현동 강남구청역 4거리 인근에 '이경태 정형외과 병원'을 개원하면서 꺼낸 얘기다.
이경태 박사는 선수들에게 '발 박사'로 불린다. 1992년 미국 코넬대 루스벨트 병원에서 스포츠의학에 입문한 뒤 20년간 발 하나만 고집해왔기 때문이다.

1994년 비운의 월드컵 스타로 불리던 강철(현 포항 스틸러스 코치)을 시작으로 수많은 선수들이 그의 손에서 새로운 생명을 얻었다.
이동국, 이청용, 박주영, 김주성, 신기성, 방성윤, 홍성흔, 봉중근, 이봉주, 이원희, 김미현 등이 부활의 날갯짓을 폈다.
다른 의사들과 달리 스포츠 현장을 고집했던 이 박사의 사명감이 만들어낸 결과다. 선수의 입장에서 수술을 고민하며 선수를 살리는 데 노력했다.
그 동안 이 박사가 집도한 수술만 3000여 건에 달하지만 '뒷소문'이 들리지 않는 이유다. 더군다나 그의 수술은 마지막이 '복귀'다.
이 박사는 "미국에서 나를 가르친 스승 중 한 분이 뉴욕 닉스의 주치의였다. 그 분에게 배우면서 선수를 현장에 복귀시키는 게 목표여야 한다고 배웠다"고 말했다.
자연스럽게 이 박사를 거쳐 간 40여 명의 후학들도 그의 지론을 따르고 있다. 국가대표 축구팀의 주치의로 알려진 김현철 박사, 송준섭 박사도 그의 영향을 받은 후배들이다.
작년 이 박사는 어려운 결정을 내렸다. 1994년부터 16년간 근무했던 을지병원을 떠나기로 한 것. 발만 전문으로 하는 병원을 만들겠다는 '발 박사'다운 결정이었다.
이 박사는 "발만 전문으로 하는 병원을 만들고 싶었다. 오랫동안 생각만 가지고 있었는데 이제야 용기를 냈다"고 슬쩍 미소를 지었다.
이 박사가 을지병원을 떠나면서 그를 기다리던 환자들의 수술도 올 스톱이 됐다. 대표적인 인물이 2010 광저우 아시안게임에서 '수술'을 선언했던 리듬체조 스타 신수지.
신수지는 국립발레단의 주치의를 맡은 바 있어 체조 선수들을 잘 이해하고 있는 이 박사를 믿고 있다. 자연스럽게 이 박사의 개원 첫 수술도 신수지로 결정됐다.
이 박사는 신수지의 수술을 앞두고 신중한 모습이다. 언제나 수술은 마지막 선택이라고 생각해왔던 그 다운 모습이다.
이 박사는 "수술은 언제나 마지막이다. 그 성공률이 95%를 넘지 않는다면 손을 대면 안 된다"면서 "신수지 선수가 아닌 다른 사람에게도 똑같다"라고 강조했다.
stylelomo@osen.co.kr
<사진> 이경태 박사가 을지병원 재직 시절 진료 차 내원한 신수지와 포즈를 취한 모습 / 이경태 박사 블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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