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몇 년간 프로야구에는 순수 신인왕이 나오지 않았다. 2008년 삼성 최형우를 시작으로 2009년 두산 이용찬과 2010년 두산 양의지가 중고신인 자격으로 신인왕을 차지했다. 그만큼 프로의 수준이 높아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프로 경력이 조금이라도 더 있는 중고신인들이 보다 유리하다는 뜻이기도 하다.
지난해만 해도 중고 신인들이 신인왕 레이스를 이끌었다. 신인왕을 차지한 양의지를 필두로 오지환(LG) 이재곤 김수완 고원준(이상 롯데)까지 2년차 이상 중고 신인들이 활약했다. 시즌 전 순수 신인으로 기대를 모았던 신정락(LG)도 일찌감치 레이스에서 탈락했다. 시즌 내내 1군에 머문 순수 신인으로는 안승민(한화) 문성현(넥센) 뿐이었다.
올해 유창식(한화) 임찬규(LG) 윤지웅(넥센) 김명성(롯데) 등 순수 신인들이 관심을 모으고 있지만 중고 신인을 제쳐둘 수 없다. 올 시즌에도 주목해야 할 중고 신인들이 있다. 2년 연속 중고 신인왕을 배출해낸 '화수분 야구의 산실' 두산 이두환(22) 김재환(22)을 비롯해 SK 김태훈(21) 한화 김강(23) 장민제(21) 등이 중고 신인왕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지난 2007년 2차 2번으로 두산에 지명된 이두환은 3년간 2군밥을 먹다 지난해 시즌 막판 13경기에서 타율 3할2푼 1홈런 6타점으로 활약하며 가능성을 확인시켰다. 육중한 체구에서 뿜어지는 장타가 일품이다. 이와 함께 상무에서 군복무를 마치고 돌아오는 '우투좌타 포수' 김재환도 관심을 모은다. 지난해 2군에서 2차례나 사이클링 히트를 기록하는 등 타율 3할1푼6리(8위) 21홈런(2위) 101타점(1위)으로 맹활약했다. 2군 무대 사상 첫 한 시즌 100타점 기록. 신인왕 양의지를 위협할 두산의 주전포수 후보로도 꼽히고 있다.
SK 3년차 좌완 김태훈은 2008년 고교야구 사상 첫 퍼펙트를 달성하며 유명세를 탔다. 1차 지명으로 SK 유니폼을 입은 그는 팔꿈치 부상으로 2년간 공백기를 가졌지만 올 시즌 정상적인 몸 상태로 단단히 벼르고 있다. 지난 2년간 1군 기록은 1경기에서 고의사구 1개가 전부지만 김성근 감독으로부터 그 가능성을 인정받고 있다.
탈꼴찌를 꿈꾸는 한화도 중고신인 돌풍을 기대하고 있다. 좌타 거포로 기대를 모았던 김강은 지난해 시즌 막판 14경기에서 24타수 10안타로 타율 4할1푼7리 4타점을 기록했다. 올해로 5년차가 되는 그는 장성호의 부상 공백으로 시즌 초반 주전 1루수 기용이 기대된다. 3년차 우완 장민제도 지난해 13경기에서 1승 평균자책점 4.41로 가능성을 확인시키며 1군 주력 투수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한편, 한국야구위원회(KBO)가 규정한 신인자격은 5년차 이내 선수로 투수는 30이닝, 타자는 60타석 이상을 초과하지 않은 선수로 제한한다. 자격이 되는 선수는 누구든 신인왕에 도전할 수 있다. 역대 프로야구 중고 신인왕은 1989년 태평양 박정현, 1995년 삼성 이동수, 2003년 이동학 등 모두 6명이 있었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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