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맏형'이병규-'막내'임찬규에서 자라나는 팀웍
OSEN 박광민 기자
발행 2011.01.11 07: 37

LG 트윈스가 변하고 있다. '맏형' 이병규(37)는 팀 내 후배 투수들에게 전 야구선수 출신 손혁이 직접 쓴 '새로운 세대를 위한 투구교과서'라는 책을 자비로 구입해 나눠줬다. 이병규는 "나도 책 보면서 공부할 테니 너희들도 열심히 보면서 폭넓게 생각해보라"고 주문했다.
이병규는 또 지난 5일 신년 하례식 후 라커룸에서 선수단 미팅을 통해 "지난 8년동안 성적 안 난 것에 우리 모두가 책임감을 갖자. 우리는 야구 잘 하는 것이 아니다. 우리를 응원하는 100만이 넘는 팬들에게 정말 고마워해야 한다"며 "올해는 나부터 맨 앞에서 뛸 테니 날 믿고 따라와 달라"고 후배들에게 정중하게 부탁했다.
'큰'이병규의 한마디 한마디가 '막내' 임찬규(19)의 가슴에는 어떻게 와 닿았을까. 2010드래프트 1순위로 LG 유니폼을 입은 임찬규는 6일 2011년 신인선수 교육에서 LG를 대표해 8개구단 신인들 앞에서 "대(大) LG 트윈스"라는 말과 함께 "이병규 선배님께서 선수단 미팅 때 '나부터 발벗고 솔선수범할 테니 선배들을 믿고 따라와서 달라진 LG를 만들자'고 말씀 하셨다"며 "올해 달라진 LG를 보여드리겠다"고 약속했다. 임찬규의 말에 KBO 이진형 홍보팀장도 "대 LG 트윈스 신인 임찬규 선수의 말이 인성적"이라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임찬규는 우완 정통파로 신인답지 않게 두둑한 배짱이 인상적이다. 여기에 고3때 직구 최고 구속이 148km까지 나왔고, 서클 체인지업, 슬로 커브 등을 구사해 올 시즌 LG 마운드 기대주 중 한 명이다. 7일 사이판으로 출국 전 OSEN과 전화통화에서 임찬규는 "선배님께서 열심히 이끌어 주신다고 하니 나도 잘 따라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막내이니만큼 팀에서 궂은 일을 맡아서 하겠다"고 다짐했다.
서울에서 훈련을 하고 있던 '큰'이병규는 임찬규의 LG 소개 소식을 접하고 "찬규에게 고맙다. 이런 것이 팀웍이다"며 "막내가 좋은 모델을 제시한 만큼 올해 선수단 모두가 좋은 팀웍을 보여줄 것 같다"며 기대감에 불탔다. 그러면서 그는 "내가 앞에서 열심히 하면 후배들도 따라올 것이라고 믿는다"며 올 시즌 팀을 위해서는 무엇이든지 할 준비가 되어 있음을 나타냈다.
이병규 역시 올해는 다른 모습을 보여주겠다는 각오가 불타오르고 있다. 지난 2007년 일본프로야구 주니치 드래건스로 이적한 이병규는 2010년 한국으로 복귀, 팀 4강이라는 대명제와 프랜차이즈 간판 타자로서 높은 기대를 받았다. 그러나 3년간의 한국야구 공백은 있었다.
그 역시 3년만에 복귀하니까 적응할 시간이 필요했다. 같은 유니폼을 입고 있지만 처음 본 선수들도 많았고, 팀 분위기도 잘 몰라 스스로가 어색했다. 물론 본인 성적에 만족하지 못해서 여유가 없었던 부분도 있다. 그러나 그가 올 시즌에는 화려한 부활을 다짐했다. 이제 팀 내 최연장자에 가까운 만큼 선수들의 마음을 하나로 묶어 팀이 4강에 진출할 수 있도록 이끌어야 한다. 이병규 역시 "올해는 더 좋은 모습을 보여드려야 하지 않겠냐"고 말하며 싸늘한 기온이 감도는 실내연습장에서도 굵은 땀방울을 닦아냈다.
한 가지 중요한 사실은 지난 2002년 삼성 라이온즈가 한국시리즈에서 첫 우승을 차지했을 때 양준혁(42)의 역할을 현재 '큰'이병규가 하려고 한다. 당시 양준혁은 LG에서 복귀 첫 시즌이었다. 그는 삼성과 계약 전 김응룡(전 삼성) 사장이 제안한 '팀의 리더가 되어 줄 수 있냐'는 약속을 지키기 위해 매 순간마다 솔선수범했다. 무더운 여름 따가운 햇살 속 러닝을 할 때도, 수비 훈련을 받을 때도, 항상 맨 앞에서 공을 받거나 주루플레이 연습을 했다. 가장 나이 많은 선배가 앞장서서 운동을 하자 후배들도 자연스럽게 따라 했다. 삼성이 우승을 하는데 숨은 원동력이었다.
'맏형'이병규와 '막내'임찬규와는 18살 차이. 아직 서로에 대해서 잘 알지 못한다. 그러나 이들 사이에는 '팀웍'이라는 마음이 서로 통하고 있었다. 모두에게 퍼지면 LG는 올 시즌 변화된 모습을 보여줄 수 있다.
agass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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