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아시안컵 축구대표팀이 '왕의 귀환'이라는 슬로건에 걸맞는 압도적인 경기력으로 바레인을 손쉽게 물리치고, 51년 만의 우승컵을 향한 기분 좋은 첫 걸음을 내딛었다.
조광래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은 11일(이하 한국시간) 카타르 도하 알 가라파 경기장서 열린 바레인과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카타르 2011' C조 첫 번째 경기서 전반 39분과 후반 7분에 터진 구자철의 연속골에 힘입어 2-1 승리를 거뒀다.
손쉽게 승리를 챙긴 한국은 51년 만의 아시안컵 우승을 향한 발걸음을 기분 좋게 내딛게 됐다. 이로써 한국은 이날 인도에 4-0으로 승리를 거둔 호주에 이어 조 2위가 됐다. 한국은 오는 14일 조 1위를 놓고 호주와 2차전을 갖게 된다.

이날 한국은 최전방에 지동원을 배치하고 좌우 측면에 박지성과 이청용을 기용, 4-2-3-1을 바탕으로 한 유기적인 패스 플레이로 바레인을 상대했다. 이에 바레인은 포백라인과 투톱을 사용, 4-4-2로 맞대응했다.
경기의 주도권은 전반 초반부터 한국의 것이었다. 지동원이 자신의 본래의 자리에 얽매이지 않고 측면으로 움직여주자 좌우 측면의 박지성과 이청용은 그 자리를 파고 들며 바레인의 골문을 노렸다. 전반 6분 오른쪽 측면에서 이청용이 올려준 땅볼 크로스를 박지성이 슈팅으로 연결, 바레인의 골문을 본격적으로 두드리기 시작했다.

한국의 거센 공격에 수비라인을 내리고 밀집 수비로 대응하던 바레인은 수비수의 부상이라는 뜻하지 않은 위기에 처했다. 전반 11분 후사인 바바가 햄스트링 부상으로 하마드 라케아로 교체된 것. 갑작스런 교체로 인해 바레인의 수비는 흔들리기 시작했다.
대표팀은 전반 초반 풀백 차두리와 측면 미드필더 이청용이 연계 플레이를 선보이며 오른쪽 측면을 지배했다. 이청용과 차두리는 번갈아 가며 날카로운 크로스로 다른 공격수들을 지원했다. 특히 전반 24분 이청용의 패스를 받은 구자철이 박스 오른쪽에서 수비수 두 명을 제치고 날린 슈팅은 골키퍼가 간신히 걷어낼 정도로 위협적이었다.
쉬지 않고 전반 내내 바레인을 두들긴 대표팀은 전반 39분 구자철의 슈팅으로 포문을 열었다. 중원에서 기성용이 빠르게 문전으로 밀어 넣어준 것을 구자철이 받아 오른발 슈팅으로 연결, 골대를 흔들었다. 상대 수비수 압둘라 마주키를 맞고 들어가기는 했지만, 그러지 않았더라도 충분히 득점으로 연결될 슈팅이었다.
후반전에도 한국의 공격은 매서웠다. 바레인이 동점골을 위해 수비라인을 올리기 시작하자 그 틈을 더욱 공략한 것. 특히 좌우 측면에서 문전으로 쇄도는 더욱 탄력을 받았다.

후반 7분에는 한국의 두 번째 골이 나왔다. 차두리가 오버래핑으로 박스까지 올라와 기습적인 오른발 슈팅을 날린 것. 갑작스런 슈팅에 골키퍼는 공을 제대로 쳐내지 못하고 자신의 앞으로 떨어트렸다. 이를 놓칠 한국이 아니었다. 문전으로 쇄도하던 구자철이 가볍게 밀어 넣으며 골망을 갈랐다. 팀의 두 번째 득점이자 자신의 두 번째 득점.
리드를 잡은 한국은 지동원과 구자철을 빼고 손흥민과 염기훈을 투입, 선발 출전한 선수들의 체력 관리와 함께 벤치서 대기하던 선수들의 경기력을 유지하게 했다.
후반 내내 경기를 주도한 한국이었지만 위기도 있었다. 후반 40분 박스로 침투하던 상대 공격수를 저지하던 곽태휘가 단번에 퇴장 명령을 받아 그라운드를 떠났고 이어진 페널티킥으로 1골을 내줬다.
그러나 바레인의 추격은 거기서 끝이었다. 수비 숫자의 부족으로 손흥민을 빼고 조용형을 투입한 한국은 수비라인을 견고히 하며 리드를 내주지 않았다. 몇 차례 위기가 있었지만 끝까지 견뎌낸 한국은 결국 2-1로 경기를 마치며 아시안컵 첫 경기서 기분 좋은 승리를 차지했다.
10bird@osen.co.kr
<사진> 도하(카타르)=민경훈 기자 rum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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