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광래호 전술의 핵심' 지동원, 박주영 공백 메우다

지동원(20, 전남)이 '조광래호 전술의 핵심' 역할을 제대로 소화해내며 부상으로 빠진 박주영의 공백을 잘메웠다.

조광래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은 11일(이하 한국시간) 카타르 도하 알 가라파 경기장서 열린 바레인과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카타르 2011' C조 첫 번째 경기서 전반 39분과 후반 7분에 터진 구자철의 연속골에 힘입어 2-1 승리를 거뒀다.

손쉽게 승리를 챙긴 한국은 51년 만의 아시안컵 우승을 향한 발걸음을 기분 좋게 내딛게 됐다. 이로써 한국은 이날 인도에 4-0으로 승리를 거둔 호주에 이어 조 2위가 됐다. 한국은 오는 14일 조 1위를 놓고 호주와 2차전을 갖게 된다.

이날 한국은 최전방에 지동원을 배치하고 좌우 측면에 박지성과 이청용을 기용, 4-2-3-1을 바탕으로 한 유기적인 패스 플레이로 바레인을 상대했다. 이에 바레인은 포백라인과 투톱을 사용, 4-4-2로 맞대응했다.

지동원은 조광래 감독이 바라던 모습을 모두 보여줬다. 자신의 본 포지션에 얽매이지 않고, 측면으로 움직이며 빈 공간을 만들어줘서 좌우 측면의 박지성과 이청용이 그 자리를 파고들 수 있도록 만들었다. 조광래 감독이 강조했던 '제로톱' 시스템이 나올 수 있도록 한 것.

그뿐만 아니었다. 전반 32분에는 이영표가 내준 패스를 받아 하프라인에서부터 그대로 골라인까지 돌파, 크로스를 올려 이청용에게 연결해 위협적인 장면을 만들어냈다. 지동원의 돌파를 바레인 수비가 막아보려 했지만, 공을 갖고 뛰었음에도 차단하지 못할 정도로 지동원의 스피드는 매우 빨랐다.

지동원은 체력 관리 차원에서 후반 22분 손흥민과 교체되며 그라운드를 떠났다. 67분 동안의 활약이었지만, 경기를 지켜보는 이들로 하여금 '지동원'이라는 이름을 각인시키기에 충분했다.

지동원이 이날과 같은 모습을 꾸준하게 보여준다면 51년 만의 아시안컵 우승을 노리는 대표팀의 앞날은 매우 밝을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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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도하(카타르)=민경훈 기자 rumi@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