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우석 감독의 영화 ‘글러브’가 스릴러 시대의 종결을 선언했다.
2008년 영화 ‘추격자’ 이후 수십 편의 스릴러 영화가 극장가에 내걸렸고 많은 관객들은 핏빛 스크린을 보면서 온몸에 전율을 느끼면서도 차마 눈 뜨고는 영화를 보지 못하는 이들도 많았다. 이제는 좀 밝고 건강한 이야기 속에서 미소를 짓고 싶은 욕구가 많아진 관객들의 마음이었다.
강우석 감독의 영화 ‘글러브’는 절망 속에 있는 이들의 희망을 노래하는 밝고 건강한 스토리 라인으로도 관객들에게 진한 감동을 선사하며 스릴러 시대의 종결을 선언했다. 심형래 감독의 영화 ‘라스트 갓 파더’와 마찬가지로 전체관람가 등급을 받아 올 겨울 온 가족이 볼 수 있는 영화로 손색이 없다.

11일 오후 2시 서울 왕십리 CGV에서 영화 ‘글러브’의 첫 언론 시사회가 있었다. ‘글러브’는 국내최초 청각장애 야구부 충주 성심학교 야구부의 용기 있는 도전과 아직도 계속되고 있는 그들의 1승에 대한 열망을 모티브로 한 드라마이다.
강우석 감독이 “신인감독이라고 생각하고 20년 전 때 묻지 않은 마음으로 돌아가서 영화를 찍었다”고 밝힌 것같이 영화는 청작 장애를 앓고 있는 충주 성심학교 아이들의 좌절과 야구를 통한 희망과 꿈을 군더더기 없이 깔끔하게 그려나가고 있다.
11명의 신인 연기자들이 청각장애를 앓는 고교생 역을 맡아서 잘 나오지 않는 발음에 수화로 연기하며 손으로 희망을 노래하고 꿈을 갈망하는 눈빛을 강렬하게 전한다. 여기에 온 몸이 부서졌을 만큼 야구를 연습했을 법한 장면도 고스란히 담아내 1승을 향해 그들의 피나는 투지를 생생하게 전한다.
아무도 그들이 1승을 거두리라고 예상하지 못했고 아무런 기대조차 하지 않으며 오히려 그들의 스스로의 몸이라도 챙기라고 말한다. 하지만 이들은 한물간 프로야구 선수 정재영의 호된 질책과 자극으로 자신의 몸이 부서져서라도 1승을, 그리고 더 나아가서는 아무도 인정하지 않았던 사회에 자신의 존재를 알리며 한발을 내딛고 싶은 생의 의지를 갖게 된다. 한발 한발 내딛는 발걸음에 생채기가 나고 가시밭길이지만 세상과 가까워지고 스스로 서는 이들의 모습은 여러 번 눈시울을 뜨겁게 한다.
이번 영화는 누구하나 빠질 수 없이 모두가 함께 만들어가는 드라마이지만 정재영과 유선의 농익으면서도 자연스러운 연기가 극의 중심을 잘 잡고 있다는 것은 과언이 아니다. 한물간 퇴물 야구 선수로 술 마시고 폭행 시비가 붙기 일쑤이지만 청주성심학교 아이들을 보며 자신이 꿈꾸고 좋아했던 야구의 열망을 되살리며 아이들을 부여잡고 세상으로 후려치는 정재영의 연기는 때로는 강하고 때로는 따뜻하게 극의 강약을 살린다.
학생들의 음악 교사로 출연하는 유선은 정재영이 극의 아빠와 같은 역할로 호된 채찍을 든다면 유선은 늘 자상한 엄마와 같은 역할로 그들을 사랑으로 감싸고 보호한다. 영화 ‘이끼’에서와는 상반되는 한층 더 쾌활하고 가슴 따뜻한 매력을 상큼한 미소와 눈물에 담아내며 관객들을 사로잡는다.
CJ 엔터테인먼트 한 관계자는 “온 가족이 함께 보기에 너무 좋은 영화이다”며 “부모된 입장에서도 아이들에게 성공의 메시지가 아닌 희망의 메시지를 그릴 수 있는 ‘글러브’를 보여주고 싶을 것이고 부모들도 ‘글러브’를 보면서 잊고 있었던 생의 도전에 대해서 다시 한번 생각할 수 있고 가볍게는 야구를 좋아하는 팬들에게는 경기를 보는 재미도 함께 느낄 수 있을 것이다”고 밝혔다.
영화 ‘글러브’는 1월 20일에 개봉한다.
crystal@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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