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로톱', 박지성보다 더 뛴 지동원으로 빛 봤다
OSEN 허종호 기자
발행 2011.01.11 13: 34

지동원(20, 전남)의 진가가 경기를 치르면서 나타나고 있다. 지난달 30일(이하 한국시간) 시리아와 평가전에서 결승골을 넣은 데 이어 이번에는 끊임없는 움직임으로 동료들에게 빈 공간을 만들어줬다.
조광래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은 11일 카타르 도하 알 가라파 경기장서 열린 바레인과 아시안컵 C조 첫 번째 경기서 전반 39분과 후반 7분에 터진 구자철의 연속골에 힘입어 2-1 승리를 거뒀다.
지동원은 이날 최전방 스트라이커로 선발 출전했다. 지동원의 많은 활동량을 바탕으로 일명 '제로톱' 시스템을 운영하겠다는 조광래 감독의 생각이었다. 최전방 원톱이기는 하지만 좌우 측면을 가리지 않는 움직임으로 최전방에 스트라이커가 없는 형태인 '제로톱'은 2선 미드필더들과 최전방 스트라이커의 유기적인 움직임으로 공간을 지배하는 전술.

이러한 전술에 지동원은 적격이었다. 이청용 박지성 구자철과 끊임없는 스위칭 플레이로 상대 수비진을 혼란시켰고, 바레인 수비진은 지동원을 따라다니기에 급급했다. 그 결과 박지성 이청용 구자철은 손쉽게 박스 안으로 침투했고, 결국 구자철은 두 골을 터트리며 한국의 승리를 이끌었다.
AFC 홈페이지에 따르면 이날 지동원은 전반전에만 5.32 Km를 뛰어다녔다. '두 개의 심장'이라는 별명으로 많은 활동량의 대명사인 박지성은 4.99 Km였다. 비록 지동원이 후반 중도에 교체돼 풀타임을 소화한 박지성과 전체적으로 비교하기는 어렵지만 지동원은 그라운드 곳곳을 누비며 팀 동료들을 위한 플레이를 펼쳤다. 지동원이 결승골로 팀을 승리로 이끈 구자철과 함께 승리의 주역이 된 것은 분명한 사실.
비록 득점이 없었다고는 하지만 지동원의 골 결정력은 시리아와 평가전에서 입증된 바 있다. 지동원은 대표팀에 합류하기 전에 "골 욕심은 당연하지만 굳이 골을 넣겠다는 생각보다는 팀 동료들을 돕는 것이 우선"이라며 득점보다는 팀 승리가 우선이라고 밝혔었다.
공격수가 골 욕심도 있어야 하지만 '제로톱'에서는 팀 동료를 믿는 것이 우선이다. 그래야만 유기적인 패스 플레이가 완성될 수 있기 때문. 즉 지동원의 이타심이 조광래 감독의 '제로톱' 전술을 완성시켰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이러한 모습을 봤을 때 대표팀의 승승장구는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바레인전에서 보여준 경기력이 결승전까지 계속되어 51년 만에 아시안컵 우승컵을 들어올리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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