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시즌 종료 후 FA 시장이 더욱 활기를 띄게 됐다. 한국야구위원회(KBO)가 2011년 제1차 이사회에서 4년제 대학 졸업 선수에 한해 FA 자격 취득기간을 9년에서 8년으로 1년 단축하기로 결정했기 때문이다. 당장 올해부터 적용되는 이번 제도 변경으로 인해 수혜자들도 나타나고 있다.
LG 이택근이 대표적이다. 2003년 고려대를 졸업하고 현대에 입단한 이택근은 지난해까지 8시즌을 뛰었다. 그러나 1군 등록일수가 한해 모자라 실질적으로 7시즌을 소화했다. FA가 되기 위해서는 2시즌을 더 뛰어야 했다. 하지만 이번 제도 변경으로 2011년만 정상적으로 뛰면 FA 자격을 얻는다. 올해 만으로 31살인 이택근은 한 살이라도 더 젊을 때 시장에서 가치를 평가받는 혜택을 누릴 수 있게 된 것이다.
우타 외야수 기근시대에 이택근의 가치는 더욱 치솟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택근은 통산 771경기에서 타율 3할9리 69홈런 335타점 396득점 93도루를 기록하고 있다. 2006년부터 2009년까지 4년간 규정타석 3할 타율을 기록했고, 지난해 LG 이적 뒤에도 부상 탓에 규정타석을 채우지는 못했지만 타율 3할3리 14홈런 50타점으로 활약했다. 공수주 삼박자를 두루 갖춘 FA 최대어로 급부상할 것이 확실시된다.

두산 정재훈도 수혜자가 됐다. 성균관대를 졸업하고 2003년 두산에서 데뷔한 정재훈은 이택근과 마찬가지로 8시즌을 소화해냈지만 데뷔 첫해 1군 등록일수가 모자라 FA 자격까지는 2시즌을 더 뛰어야 했다. 그러나 이번 제도 변경으로 역시 2011년을 무사히 마치면 FA 자격을 취득할 수 있게 된다. 정재훈도 올해 만으로 31살인 만큼 조금이라도 더 젊을 때 FA가 되는 것이 훨씬 유리한 입장이다.
2005년 구원왕에 빛나는 정재훈은 통산 341경기에서 27승26패113세이브30홀드 평균자책점 2.81을 기록 중인 정상급 불펜투수다. 2008~2009년 다소 부진했지만 지난해 63경기에서 8승4패2세이브23홀드 평균자책점 1.73으로 홀드왕을 오르며 화려하게 부활했다. 중간과 마무리로 모두 검증을 끝마친 투수라는 점에서 시장가치가 높다. 최근 불펜 야구가 강화되고 있는 추세라 더욱 그렇다.
이택근과 정재훈은 FA 시장 판도를 흔들 수 있는 파급력을 지닌 선수들이다. 기존의 이대호 김주찬(이상 롯데) 정대현 이승호(이상 SK) 김동주(두산) 조인성(LG) 등과 함께 FA 시장을 크게 요동치게 만들 것으로 전망된다. 이외에도 손인호 경헌호(이상 LG) '큰' 이승호(SK) 조성환(롯데) 강봉규(삼성) 등도 제도 변경으로 당장 올 시즌을 마친 후 FA 자격을 얻는다.
한편 오승환 장원삼(이상 삼성) 정근우(SK) 손시헌(두산) 등은 지금 당장은 아니지만 1년 앞당긴 2013시즌 종료 후 FA가 된다. 취득 기한을 단축시켰을 뿐만 아니라 보호선수를 18명에서 20명으로 확대하고 보상금액을 낮춤으로써 선수들의 선택 폭이 보다 넓어졌다. 그동안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FA 제도가 대폭적인 손질을 통해 '직업 선택의 자유'라는 본래 취지를 살리기 시작했다는 긍정적인 평가를 얻고 있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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