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 제도 개선, '해외진출 피해' 최소화할까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1.01.12 07: 29

한국야구위원회(KBO)는 제9구단 창단과 관련해 가시적인 결론을 내지 못했지만 의미있는 제도 개선을 단행했다. 매년 겨울마다 논란이 됐던 FA 제도를 손질한 것이다. 취득기한을 대졸 선수에 한해 9년에서 8년으로 줄였고 보상선수도 18명에서 20명으로 확대한 가운데 보상 금액도 대폭 낮췄다. '직업 선택의 자유'라는 FA 제도 도입 취지를 뒤늦게나마 살리기 시작한 것이다.
그러나 여기서 한 가지 제동을 걸어놓은 게 있다. 바로 해외 진출시 FA 자격 취득이다. KBO 이사회는 4년제 대학 졸업 선수에 한해 9년에서 8년으로 기한을 줄였지만 해외 진출을 시도할 선수에 대해서는 9년을 그대로 유지했다. 만약 해외 진출을 시도할 대졸 선수라면 8년 자격을 채워도 FA를 포기하고 1년을 더 뛰어야 하는 것이다. 일생일대의 기회인 FA를 1년 뒤로 미루기란 결코 쉽지 않다.
이 같은 제도는 일본프로야구를 본딴 것이다. 일본은 지난 2008년 FA 취득기한을 8년으로 줄였다. 특히 2007년 이후 입단한 대졸 선수와 사회인 드래프트 선수에 한해서는 7년으로 줄였다. 그러나 해외 진출 FA 취득 기한은 이전과 마찬가지로 9년을 그대로 유지했다. 메이저리그 진출을 최대한 막아보거나 무분별한 메이저리그 진출에 따른 자국 팀들의 피해를 최소화하겠다는 의도가 담겨있었다.

선수가 해외로 진출하는 구단 입장에서는 남는 게 없다. 2009년 한화가 그랬다. 김태균과 이범호가 나란히 일본프로야구로 진출하면서 빈털터리가 되어버렸다. 두 선수 모두 완전한 FA가 되어 떠났기 때문에 이적료 같은 것은 애초부터 기대하기 어려웠다. 한국야구가 세계무대에 우수성을 알릴 수록 선수들이 해외 구단들의 타깃이 되는 건 뻔하다. 오히려 이 기회를 통해 선수들은 포스팅 시스템 활성화라는 돌파구를 찾을 수 있다.
포스팅 시스템은 선수와 구단 모두에게 이익이 될 수 있다. 선수는 2년 더 빨리 해외로 진출할 수 있고 구단은 선수에 대한 댓가를 누리게 된다. 선수들 입장에서도 제도 변경에 따라 머리를 굴려야 할 일이 많아졌지만 큰 피해는 없다. 해외 진출과 포스팅 시스템은 그대로 유지된다. 물론 1년의 시차를 두고 국내에 남느냐 아니면 조금 더 참고 해외 진출을 노리느냐의 차이는 있다.
결정적으로 해외 진출 FA 9년 유지는 대졸 선수에 한한다. 대졸 선수 중 해외 진출을 노릴 만한 선수는 이택근(LG) 정근우(SK) 정도밖에 없다. 류현진(한화) 김광현(SK) 윤석민(KIA) 김현수(두산) 등 해외 구단들이 노리는 선수들은 모두 고졸 선수들로 이번 해외 진출 FA 9년 유지와 무관하다. 다만 무분별한 해외 진출을 막고자 하는 KBO 이사회의 의사를 확인할 수 있는 대목이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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