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최하위까지 떨어졌다. 최근 12경기 2승10패. 그야말로 날개없는 추락이다. 대구 오리온스에 정녕 비책은 없는 것일까.
오리온스는 지난 12일 부산 KT와 홈경기에서 73-87로 완패했다. 1쿼터 한때 12점차 리드를 잡을 정도로 공세를 퍼부었지만, 주도권을 내주는 데는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이날 패배로 8승22패가 된 오리온스는 공동 9위였던 울산 모비스(8승21패)에 반 경기 뒤진 10위로 내려앉았다. 올 시즌 내내 최하위로 떨어지지 않았던 오리온스가 반환점을 돈 시점에서 결국 맨 밑바닥으로 가라앉은 것이다.
오리온스로서는 외국인선수 농사에 실패한 게 가장 뼈아프다. 실질적인 1순위로 글렌 맥거원을 데려왔으나 잦은 부상으로 힘을 내지 못하고 있다. 허리 부상으로 5경기 결장하더니 최근에는 아킬레스건 부상으로 1경기 더 결장했다. 부상당한 날까지 포함하면 7~8경기를 빠진 셈이다.
김남기 감독은 "악착 같은 면이 없다. 바꾸려고 해도 바꿀 선수가 없어 딜레마"라며 답답함을 호소했다. 시기적으로 지금 좋은 선수를 찾기란 모래사장 속 바늘 찾기와 다를 바 없다.
김 감독은 "지금 변화가 필요한 타이밍"이라고 했다. 그는 "아직 6강 플레이오프 기회가 없는 것은 아니다. 창원 LG와 서울 SK가 떨어지고 있기 때문에 4라운드에서 4승을 거두면 해볼 만하다"며 "트레이드와 외국인선수 교체는 항상 감안하고 있다"고 밝혔다.
KT전 패배 후에도 김 감독은 "더 이상 이런 식으로 가서는 안 된다. 뭔가 변화를 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계속 통증을 호소하고 있는 맥거원에 대해서도 이제는 인내심의 한계에 이른 모습이다.
외국인선수 농사 실패한 게 크지만 기존의 국내선수 라인업도 취약해 시즌 전부터 오리온스의 6강 플레이오프 진출을 전망하는 이들은 드물었다. 김남기 감독도 시즌을 앞두고 FA 영입과 트레이드 등으로 전력을 보강하려 애썼지만 허사로 돌아갔다.
구단과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넌 김승현을 트레이드 카드로 쓰고 싶었지만 이미 감독의 손을 떠난 문제였다. 김 감독은 "(김)승현이는 어차피 우리 팀에서는 써먹지 못할 선수인데…"라며 말끝을 흐렸다.
오리온스는 젊은 선수들 위주로 리빌딩하고 있는 팀이다. 올 시즌 박유민과 박재현 등 신인들의 활약이 돋보인다. 그러나 젊은 선수들로는 한계가 있다. 확실한 구심점이 없어 승부처마다 어이없는 턴오버가 속출하고 있다. 이동준이 있지만 아직 팀의 중심이 되기에는 모자라다.
김 감독은 "우리 선수들이 열심히 하는데 변화에 대한 적응과 응용 능력이 떨어진다"고 꼬집었다. 올 시즌 유일하게 평균 연봉 1억 원이 안 되는 오리온스 선수 구성으로는 어쩔 수 없는 일인지도 모른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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