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통화하는 사이에 벌써 6번 넘게 뱉었어".
일본 고치 스프링캠프에서 선수단을 지휘하고 있는 김성근(69) SK 감독이 '침뱉는' 정근우(29)를 보면서 인상을 찌푸리고 있다. 올해부터 시행되는 새로운 규약 개정을 들은 이후부터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지난 11일 열린 이사회에서 새롭게 규약을 개정했다. '경기장내에서 경기 중 선수들이 슬라이딩시 발을 높이 드는 행위, 욕설, 침뱉는 행위, 경기장에서 반바지와 슬리퍼 착용, 유니폼 착용 후 관객이 보는 장소에서의 흡연, 끝내기 홈런, 안타 후 과도한 환대행위(물통, 쓰레기통 헬멧으로 때리는 행위등)을 금지하는 선수단 행동 지침을 확정 시행하기로 하였다'고 발표한 것이다.

일본 고치 스프링캠프에서 선수단을 지휘하고 있는 김 감독은 전화 통화 중 불쑥 "정근우는 어떻게 하라고 그러나"라며 헛웃음을 지었다.
많은 프로야구 선수들이 경기 중 침을 뱉고 있다. 보통 '딥'이라 불리는 입담배에서 나오는 분비액이나 찌꺼기가 원인. 하지만 몇몇 선수들은 딥이 없어도 침을 뱉는 습관이 붙은 경우도 있다.
정근우가 그렇다. 정근우는 침뱉는 습관이 좀 심한 편이다. 타석에서는 물론 수비, 주루 때 쉬지 않고 입술을 움직이며 타액을 뱉는다.
이에 김 감독은 "지금 경기장에 서 있는 정근우를 보고 있는데 잠깐 사이에도 6번이나 바닥에 침을 뱉았다"면서 "아무래도 한 번 뱉으면 500엔 정도의 벌금을 매길까 생각 중"이라고 밝혔다.
이어 "마무리 캠프 때부터 담배를 피다 걸리는 선수에게 10만엔의 벌금을 물리기 시작했다. 선견지명이 있는 것 같다"고 농담을 섞기도 했다.
하지만 쓴소리도 빼놓지 않았다.
김 감독은 "큰 그림을 그려야 할 KBO 이사회가 너무 사소한 것에까지 신경쓰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면서 "이 규정이 외국인 선수들에게도 적용되는지 모르겠다. 그에 대한 처벌 규정은 어떻게 되는지도 모르겠다. 또 마운드에 서 있는 투수는 타임을 요청하고 들어가서 침을 뱉고 와야 하는거냐"라고 한숨을 지었다.
letmeout@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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