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훈 막차' 진야곱, "등번호, 지키고 싶어요"
OSEN 박현철 기자
발행 2011.01.13 16: 54

"계속 57번을 달았더라구요. 달고 싶다면 줘야겠지만".
 
선수에게 등번호는 큰 의미를 갖는다. 그 중에는 롤모델로 삼는 선수의 등번호를 똑같이 삼는 경우도 있고 의미있는 숫자를 자신의 등에 새기기도 한다. 4년차 좌완 진야곱(22. 두산 베어스)의 경우는 전자다.

 
2008년 성남고를 졸업하고 두산에 1차 지명으로 입단한 좌완 진야곱은 뉴욕 메츠의 좌완 에이스 요한 산타나를 우상으로 삼는 유망주. 지난해 개막전서 허리 통증으로 인해 2군으로 내려간 뒤 1군서 자취를 감췄던 진야곱은 오는 16일 일본 벳푸-미야자키 전지훈련 명단에 포함되었다.
 
허리 통증으로 인해 당초 국내 잔류군 합류가 유력했던 진야곱이지만 김경문 감독은 "1군서 제 몫을 해줄 또 한 명의 좌완을 키우고 싶다"라며 전지훈련 명단에 포함시켰다. 김 감독은 진야곱을 포함시키며 "안 좋다 싶으면 훈련 도중 다시 돌려보낼 것"이라고 살짝 엄포를 넣기도 했다.
 
"허리는 많이 나아졌어요"라고 웃은 진야곱. 그러나 새 외국인 투수 더스틴 니퍼트의 합류 시 자칫 등번호를 양보할 수도 있다. 니퍼트 또한 애리조나-텍사스 시절 줄곧 57번을 달고 마운드에 올랐다.
 
57번을 두고 잠재적 경쟁이 유력시되는 외국인 투수의 입단인 만큼 진야곱은 이미 사전 조사까지 한 상황. 그는 "계속 57번을 달았더라. 살짝 난감했다"라며 "달고 싶다면 줘야지요"라는 말과 함께 웃었다.
 
일단 두산은 두 명의 외국인 선수를 위해 30, 40번을 비워 놓은 상태. 구단 관계자는 "수 년간 특별히 어떤 번호를 달라는 요청을 한 외국인 선수는 없었다"라고 밝혔으나 니퍼트는 일본 전지훈련지에 곧바로 합류한다. 따라서 니퍼트가 어떤 번호를 원하는지 아직 파악조차 되지 않았다.
 
"달라고 하면 양보해야 겠지만"이라며 말 끝을 흐린 진야곱은 "그래도 올해 계속 57번을 달고 싶다"라고 웃었다. 첫 3년 간 팀 내서 가능성을 인정받으면서도 1군 실전서 확실히 날개를 펼치지 못한 만큼 자신이 원하는 번호를 달고 제대로 날아오르고 싶다는 마음이 전해졌다.
 
farinell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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